[속 중국 경제 대장정] IT강국 인도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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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아시아 경제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일본 구 대장성 재무관 시절 '미스터 엔'으로 이름을 날리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原英資)게이오대 교수는 최근 인도를 다녀온 뒤 금세기 아시아의 양대 경제대국으로 서슴없이 중국과 인도를 지목했다. 그가 두 나라에서 주목하는 것은 풍부한 노동력이 아니라 IT 중심의 첨단을 이끌어가는 고급 두뇌들이다.

중국의 고급 두뇌가 몇명이나 되고 수준은 어느 정도냐는 질문은 13억의 인구 앞에선 우문에 가깝다. 다만 간단한 통계로 미뤄 짐작할 뿐이다.

우선 중국 내 연간 이공계 대졸자는 곧 1백만명에 달하게 된다. 지난 2년간 미국 내 외국 유학생으로는 중국이 5만5천여명으로 단연 톱이다. 또 미국의 외국인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의 약 30%가 중국인이다.

국제화의 중요한 척도인 영어실력도 한국보다 낫다. 중국은 아시아 주요국의 TOEFL 성적에서 필리핀.인도에 이어 3위다. 수학올림픽에서는 러시아와 함께 1등을 다툰다.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기업의 CEO중 17%가 중국인이라는 통계도 있다.

물론 IT강국 인도에 비하면 아직은 중국이 상당한 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도는 소프트웨어 및 정보서비스 업계의 엔지니어 수가 34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IT인재풀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힘으로 지난해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6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국내외 소프트웨어 매출을 다 합쳐 28억달러였다.

그러나 국제수준의 고급 인력들이 첨단으로 내달리면서 국가경제의 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인도와 다름이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고급 두뇌들의 활동범위도 더 넓어진다는 점에서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미쓰이물산 전략연구소는 "일류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의 고급 두뇌를 활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센터를 중국에 두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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