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인 입양금지법 대규모 반대 시위…

[사진 뉴스1]

러시아에서 미국인의 러시아 어린이 입양 금지법에 반대하는 대규모의 시위가 13일(현지시간) 벌어졌다.

러시아투데이와 노바야가제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하 12도의 날씨에도 약 2만여 명이 모여 ‘비열한 인간들에 반대하는 가두행진’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이 시위는 새해부터 발효된 ‘디마 야코블레프 법’(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 금지법)에 반대하고, 이 법을 지지한 의원들을 규탄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됐다.

야권 단체 ‘좌파전선’ 대표인 세르게이 우달초프는 이날 시위에 약 5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고, 모스크바 경찰 당국은 약 1만 명으로 추산했다. 중도 매체들은 1만 5000명이 이날 가두행진을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부에 반대하는 자유주의와 반정부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끌었다. 러시아의 대표적 반(反)푸틴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열한 악당들에 반대해 행진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시위는 오후 2시(현지시간)부터 모스크바 시내 중심의 푸슈킨 광장에서 시작돼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시위대는 입양금지법에 찬성한 의원들의 사진 위에 ‘수치’라는 글을 새긴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행진을 벌인 후 자진해산했으며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은 푸틴 대통령과 디마 야코블레프 법을 지지한 러시아 의원들의 사진을 불태우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의 행위를 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디마 야코블레프법을 반대하는 측은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불화로 인해 러시아 고아들만 고통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현재 이 법에 반대하는 청원운동에 10만명 이상, 의회해산 청원서에도 약 12만 명이 서명했다.

권이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