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 중국매출 연 20%씩 늘릴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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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디지털 전자제품을 고급화하고 반도체 판매를 늘려 전자부문의 중국 매출을 해마다 20%씩 늘려 나가는 공격적 전략을 세웠다.

삼성(http://www.samsung.co.kr)은 이건희(李健熙)회장 주재로 2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코닝 4개 관계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한 전자 사장단 전략회의를 열어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

李회장은 "중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삼성에 큰 도전이자 기회며 중국 대응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은 함께 간다는 점을 명심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제2의 완전경쟁시장이 될 터이므로 낮은 인건비를 노린 생산기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전략시장으로 삼을 때"라면서 "이를 위해 삼성 브랜드의 고급화.차별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일류화 제품 선정=반도체의 경우 칩 디자인과 조립 임가공,액정표시장치(LCD)후반 공정생산에 주력하면서 반도체 경기를 봐가며 생산시설을 늘려가기로 했다.

연내에 상하이에 판매법인을 설립해 그동안 소홀히 했던 반도체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가전과 통신분야에서는 ▶휴대폰.통신장비 등 이동통신 제품과▶PC 등 정보기술(IT)제품▶벽걸이 TV(PDP).프로젝션 TV.영상음향기기(AV)같은 디지털 미디어제품 등 고부가가치 품목에 중국사업의 비중을 두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문을 연 베이징(北京)통신연구소에 이어 톈진(天津)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하는 등 중국형 전자제품의 독자모델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브라운관 사업은 중국을 생산의 중심 축으로 삼아 TV.모니터의 평면.대형화 추세에 맞춘 고급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 전자 '빅5'진입=삼성은 이러한 일류화 전략을 통해 현재 70억달러인 중국내 전자 관련 매출을 2005년까지 해마다 2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 목표를 이루면 그 규모는 현재의 두배 이상인 1백45억달러가 된다.

아울러 중국 내 40% 수준인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를 2005년에는 70%대로 끌어올려 소니.마쓰시타.노키아 등과 함께 이 나라 5대 전자 브랜드에 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이윤우.진대제.이기태.한용외.최도석 사장, 삼성전기 이형도 부회장, 삼성SDI 김순택 사장, 삼성코닝 박영구 사장,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李회장은 지난 달 25일 5년만에 중국을 방문해 주룽지(朱鎔基)총리 등 현지 정.재계 고위인사들을 만나고 톈진.쑤저우.상하이 등지의 전자 관계사 사업장을 둘러봤다.

한편 삼성은 중국시장 선점 전략 등 경영 현안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사장단.임원의 연례 승진.전보인사를 올 연말로 앞당길 것을 검토 중이다.

삼성은 시민단체 등의 여론을 반영해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지난 3월 관계사별 주주총회의 주주 동의를 얻어 했었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진을 다시 짜는 일이 예년보다 두세달 지연되자 업무손실 등 부작용이 적잖았다"면서 "여론을 봐가며 연말 인사관행을 부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hong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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