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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결정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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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석채(左), 이중근(右)

프로야구 제10구단의 주인공이 드디어 가려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10구단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심의한다. 회원사 가입은 구단주 모임인 총회 의결사항이지만 KBO 구본능(64) 총재와 양해영(52) 사무총장, 9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대신 의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를 하루 앞둔 10일 KT·수원과 부영·전북이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연회장에서 마지막 경쟁을 벌였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와 프레젠테이션(PT)이 오후 6시30분에 끝났다. 양 총장은 “양측이 내놓은 약속들을 들을 땐 꿈길을 걷는 기분이었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평가위원회 결과를 밀봉해 이사회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1시 이중근(72) 부영그룹 회장과 김완주(57) 전북도지사가 발표장에 들어갔고, 오후 3시45분 이석채(68) KT 회장과 김문수(62) 경기도지사, 염태영(53) 수원시장이 입장했다. 그룹 회장과 지자체장이 직접 PT에 참여하면서 물러날 수 없는 싸움임을 증명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경쟁을 통해 구단이 정해지는 만큼 양측은 뜨겁게 싸웠다. 지난해 11월 KT·수원이 창단 계획을 발표한 뒤 독주하다 뒤늦게 뛰어든 부영·전북에 상당한 추격을 허용했다. KT 대세론이 양강 구도로 바뀌자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KBO는 양측의 소모전이 길어질 것을 염려해 예상보다 이른 11일 이사회를 소집했다.

 KT는 산업적인 면에서 스케일을 강조했다. 자산 규모 32조원, 매출 28조원(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의 KT그룹은 부영(자산 12조5000만원, 매출 2조5000만원)보다 안정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연고지 경기도(인구 1200만 명)가 전북(인구 187만 명)보다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KT는 “KT가 10구단이 되면 기존의 통신기업(SK·LG)과도 좋은 라이벌 구도가 생긴다. 기존 회원사들도 KT를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부영은 지역균형 발전과 높은 투자의욕을 역설했다. 이미 4개 구단이 자리 잡고 있는 수도권에 KT까지 합세하면 불균형이 심각해진다는 논리다. 부영은 전북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전북도와 협조해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신축할 계획도 발표했다. 부영은 “꿈과 진심을 담아 10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부영·전북이 야구 발전을 위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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