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닌다고? 수면질환 바로 알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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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이정희(가명·58·여)씨. 1년 전부터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잠자리에 누우면 종아리에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과 불편감이 찾아왔다. 다리를 가만히 둘 수 없었다. 다리를 흔들거나 움직이면 괜찮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불쾌한 느낌이 반복됐다. 허리 디스크나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물리치료를 받았다. 폐경 후 갱년기 증상일지도 몰라 호르몬제도 복용했다. 하지만 증상은 점차 심해졌다. 결국 다리 뭔가 스치기만 해도 참기 힘들어 이불을 덮을 수도 없었다. 어떤 날은 식탁에 기대서서 잠을 청해야 했다. 이씨는 “가족도 이해해주지 못해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씨는 병원을 전전하다 삶을 고달프게 했던 병명이 하지불안증후군인 것을 알았다.

영화관람·장시간 운전 힘들어…우울증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은 당연한 일상을 힘들게 한다. 가만히 있는 정적인 상태에서 불편함이 발생하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장시간의 운전과 여행, 회의, 영화관람 등이 힘들다. 결국 직장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어려워진다. 우울증 빈도가 높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는 수업시간에 부산하다. 교사에게 자주 꾸중을 들어 자신감이 떨어진다. 주의력·학습력 장애로 이어진다.

하지불안증후군 유병률 최대 15%
통계들에 따르면 하지불안증후군 유병률은 5~15%로 보고된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연령은 소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평균 발병 연령은 27세~41세로 조사됐다. 특히 노인 환자가 많아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중 약 15%만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낮고, 다른 병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소아환자는 성장통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착각한다. 성장통이라고 여겼던 아이들의 상당수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 받았다는 연구들이 있다. 성인은 허리 디스크, 하지정맥류 등으로 여길 수 있다.

어려서 발병하면 유전 가능성 높아
하지불안증후군 발병 원인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다. 나머지는 약물 복용이나 내과·신경과적으로 발생하는 ‘2차성’이 있다. 특발성은 대부분 유전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약 30%를 차지한다. 2차성 환자는 임산부의 약 20%, 혈액투석 환자의 20~65%, 철 결핍성 빈혈의 31%, 말초신경병의 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비타민이나 미네랄 결핍도 원인으로 보고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젊어서 발병하면 특발성, 노년에 발생하면 2차성인 경우가 많다. 최근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장애가 하지불안증후군과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뇌의 기능연구결과들을 보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서 도파민의 기능저하가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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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기자 unh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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