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96% "음란사이트 집에서 접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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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음란 사이트 접속이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초등학생.청소년.학부모 각 1천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이용실태'조사결과는 이같은 우려를 여실히 보여준다. 초등학생의 68.3%, 중.고생의 84.4%가 음란사이트에 접촉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음란물 접촉 장소로는 청소년의 96.44%, 초등학생의 65.6%가 '집안에 있는 PC'라고 응답, 가정내 관리부실이 심각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시간과 인터넷 능력 부족 등을 들어 관리감독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의 음란물 접속을 차단하는 방법에는 어떤게 있을까?

◇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완벽하지 못한 것이 흠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제공하는 13만개의 해외 유해 콘텐츠 DB를 통해 상당수의 해외 음란물을 차단할 수 있다.

차단 방식은 소프트웨어(SW) 가 DB에 들어있는 음란 콘텐츠의 인터넷 주소(URL) 를 인식해 화면에 뜨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음란물DB가 아직 구축돼 있지 않아 국내 음란 콘텐츠는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

◇ youth.rat파일=이 파일을 이용하면 국내 음란물을 거의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

정통부는 1일부터 청소년 유해 인터넷콘텐츠 제공자들이 해당 콘텐츠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표시를 넣도록 의무화했다. 이 경우 콘텐츠의 디지털 표시를 읽어 차단할 수 있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youth.rat파일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접속해 정보심의→청소년유해매체물→유해매체물차단 순으로 클릭한 뒤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하면 된다.

그러나 디지털 표시를 하지 않은 불법 콘텐츠는 가려낼 수 없는데, 이 경우 콘텐츠 제공업자들은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 내용 선별 소프트웨어=가장 폭넓게 음란물을 막는 방식이다. 정통부는 정보 제공자들이 자신의 콘텐츠에 '폭력''노출' 정도에 따라 자율적으로 등급을 매기도록 지난 9월부터 인터넷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PC에 내용 선별 SW를 깔아 놓아야 한다. 이어 학부모가 자녀들의 연령에 따라 '폭력 1등급''노출 0등급'식으로 입력하면 그에 맞는 콘텐츠만 연결돼 효과적으로 관리 감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국내외 음란물DB도 같이 제공될 예정이어서 음란물 접속을 막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개발중이며, 12월께 시중에 나올 예정이다.

◇ 근본 해결책은=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과의 진솔한 대화와 부모의 관심이다. 차단 프로그램의 기능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걸러지지 않는 유해 사이트들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아이들을 음란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부모들이 해야할 7가지 수칙'은 참고할만 하다.

수칙은 다음과 같다.

▶학부모 스스로 인터넷 활용 능력을 키운다 ▶컴퓨터를 가족 공용의 장소에 설치한다 ▶가족들의 인터넷 이용 규칙을 만든다 ▶인터넷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예방 방법 및 대처 요령을 알려준다 ▶자녀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불건전 정보 차단 프로그램이나 정보내용을 선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불건전정보는 관계기관에 신고한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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