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테러에 '비실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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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실거리던 미국 경제가 9.11 테러에 강타당해 더욱 가라앉고 있다.경기 선행지표라는 소비자신뢰지수는 7년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3분기 경제성장률도 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로이터.다우존스 등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성장률은 -1% 안팎으로 나타났었다. 2분기 성장률이 0.3%로 겨우 마이너스를 면한 수준이었는데,테러사태 여파로 결국 침체국면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미 재무부의 거시경제 분석 책임자인 캐런 헨더쇼트는 "테러사태로 항공.숙박업을 비롯한 대부분 산업이 타격을 입어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수개월간 위축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침체(recession)'라는 딱지를 붙이게 된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소비활동이 심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했다는 발표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콘퍼런스 보드의 린 프랑코 소비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량감원으로 실업률이 올라가는 것이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2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10월 실업률은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인 5%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월 중 신규 실업자수가 30만명에 달할 것이며,수개월 내 실업률이 6%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없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더 내리고, 부시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해 실행되면 내년 초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으나 소수 의견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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