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시장 일본제 판…캠코더 86%·VCR 69%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일본 제품이 국내 수입제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1999년 수입선 다변화 대상에서 풀린 품목을 중심으로 일본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가 99년 수입선다변화 대상에서 해제된 47개 일본산 제품의 수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캠코더는 98년에 수입제품 시장점유율이 54%이던 것이 지난해(1~11월 실적 기준)에는 86%로, VCR는 9%에서 69%로 높아졌다.

대형 컬러TV의 지난해 수입시장점유율은 49%에 달했다. 또 3%대에 불과하던 1천5백㏄~3천㏄급 승용차도 지난해에는 수입제품시장의 24%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업체들이 국내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한편 A/S망을 늘리며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소니.파나소닉.JVC 등 일본 가전업체들이 국내법인을 세웠다. 특히 일본 가전업체들이 A/S망을 세움으로써 소비자들의 A/S에 대한 불만이 크게 줄었다.

98년 81만달러이던 캠코더 수입 금액은 지난해(1~11월)에는 1억9천7백20만달러로 2백43배 늘어났으며 25인치 이상 대형 컬러TV는 3천5백34만달러로 75배, VCR는 1천1백66만달러로 11배 증가했다.

자동차의 경우 렉서스 등 일제 자동차가 ▶한국 실정에 맞고▶유럽산 자동차에 비해 값도 싸 인기를 끌고 있다. 3천㏄ 이상 승용차는 지난해 3천1백56만달러어치가 수입돼 98년에 비해 2천6백30배, 1천5백㏄~3천㏄급 승용차는 6천84만달러어치로 2백37배 증가했다. 래디얼타이어도 11배 늘어났다.

앞으로 일본제품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가 일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값이 국내 제품에 비해 10~60% 비싼데도 불구하고 국내 제품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역협회 신승관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는 일본 기업이 동남아.중국 등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며 "가전제품 등은 일본 제품이 실질적으로 수입품 시장을 평정하고 국내 제품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47개 품목의 전체 수입액은 99년 4억5천만달러, 2000년 7억7천5백만달러로 해마다 70~1백%씩 늘어나다 2001년에는 한풀 꺾였다.

지난해에는 11월까지 수입액이 7억7천4백만달러에 달해 연말까지 집계할 경우 2000년 수준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