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에 맞을 『혈육』 초월한 갸륵한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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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소아마비 불구 소녀를 등에 업고 1년 동안 위험한 철판 다리를 건너 학교에 보내준 박정수 (42·서울시 하월곡동 96)씨가 오는 5월5일의 어린이날에 표창 받을 장한 아버지로 한국 소년 지도자 협회에서 뽑혔다.
또한 30여년간을 유치원 교육에 바쳤으며 동화 작가로 유명한 홍은순 (49·서울 창신 유치원장) 여사와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야간 학교를 마련, 배움의 길을 터준 학사 경관 김진종 (31·서울 동대문 경찰서 경사) 이정호 (30·동대문 경찰서 순경) 양씨가 아동 사업 공로자로 뽑혔다.
▲박정수씨=서울 하월곡동 개울가에서 노동으로 6명의 가족을 거느리고 가난하게 사는 박씨는 월천교가 놓이기 전 승인 국민교 3학년에 다니는 이웃 소녀 김혜원 양이 소아마비로 나무 지팡이를 짚고 다리 없는 개울에 위험하게 놓인 철판 위를 다니는 것을 보고 1년 동안 김양을 업어 건네주었다.
또한 박씨는 폭 l「미터」 되는 구멍 뚫린 철판을 깔아놓은 개울가에 아침 등교시간이면 어린 학생들이 줄을 지어 10여분씩이나 기다려야 할 형편일 뿐 아니라 장마철이면 이 철판마저 떠내려가서 어린 학생들이 꼼짝 못하는 것을 보고 동민들에게 호소, 사랑의 다리 월천교를 놓게 되었다.
▲홍은순 여사=초대, 3대 유치원 협회장을 거쳐 지금은 창신 유치원장으로 있는 홍 여사는 지금도 80여명의 원아들과 함께 즐거이 토끼뜀을 뛰고 있다. 일찍이 이화 보육 학교를 나와 30여년을 유치원 교육에 보낸 홍 여사는 동화 작가로도 유명, 시내 국민교를 찾아다니며 재미있는 동화를 직접 들려주었다.
▲김진종·이정호씨=김진종씨는 건국대학을 졸업, 동대문 경찰서 「명춘」 파출소 소장으로, 이정호씨는 성균관대학을 졸업, 동 파출소 순경으로 함께 있으면서 중학교에 진학 못하고 있는 90여명의 어린이들을 명륜동 한 모퉁이에 야간 학교를 마련하고 직접 가르치며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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