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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뒤이어 태극마크 단 차두리

중앙일보

입력

차두리(21.고려대)가 한국축구 사상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아버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차두리는 29일 거스 히딩크 대표팀감독이 발표한 내달 세네갈, 크로아티아와의 대표팀간 경기 대표선수 명단에 현영민(건국대), 신동근(연세대) 등과 함께 `깜짝발탁'돼 대를 이은 국가대표선수가 된 것.

대를 이은 국가대표는 80년대 김찬기-김석원 부자에 이어 이번이 사상 2번째다.

지난달 기술위원회의 추천으로 올림픽대표 상비군팀에 합류하면서 대표발탁 가능성이 제기됐던 차두리는 이달 초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결과,히딩크 감독의 `1차 낙점'을 받았다.

히딩크 감독은 차두리를 포함한 새 얼굴들의 발탁에 대해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스피드를 갖췄다는 점을 높이 샀다"며 "어린 선수들이 세계적인 팀과의 경기경험을 통해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차두리의 대표선발은 사실 예상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83cm, 75kg의 차두리는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로 아버지의 명성을 이을 `하드웨어'는 갖췄지만 기량면에서는 아직은 국가대표감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차두리는 대학 1학년때이던 99년말부터 오른발 피로골절증세 때문에 1년 이상부상으로 허덕였던 까닭에 기량을 검증받을 기회도 많지 않았던 데다 그동안 힘과 스피드에 비해 골결정력 등 세기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계속 지적 받아왔다.

하지만 차두리는 부상에서 회복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전기회를 늘려가더니 이천수와 함께 고려대의 공격진을 이끌며 3월 대통령배와 9월 추계연맹전 등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재기를 알렸다.

특히 차두리는 이미 나이가 넘었음에도 상비군팀에 특별히 합류하면서 잡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차두리는 연습경기 1차전에서 중거리슛을 넣는 등 기대이상으로 활약, 현영민 등과 함께 대표팀의 대구훈련 후반에 합류하면서 가능성을 점점 현실로 바꿔갔고 이날 전격 발탁돼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

하지만 차두리는 여전히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다는 공격진의 주전경쟁속에 출전기회를 잡고 실질적으로 그라운드를 밟아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차두리가 11월 평가전에 출전해 축구해설을 맡고 있는 아버지의 `준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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