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한국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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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라'

한국 태권도가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제15회 세계선수권대회(남자) 및 제8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종주국의 자존심 수성에 나선다.

한국은 남자의 경우 73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14회 연속 종합 우승을 했고 여자도 87년 첫 대회부터 7회 연속 종합 1위에 올라 종주국답게 정상을 지키고 있다.

한국은 남녀 각 8체급 경기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각각 5개의 금메달을 따내 다른 국가들이 넘볼 수 없는 확실한 최강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각오다.

한국 남자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경훈(삼성 에스원.미들급)과 9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인 유근무(웰터급), 강남원(이상 한국가스공사.밴텀급) 등에게 확실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95년 필리핀세계선수권에서 예선 탈락했고 97년 홍콩세계선수권에서도 3위에 그친 김경훈은 세계선수권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지난해 아시아선수권과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대륭(용인대.플라이급)과 지난해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딴 현재호(계명대.헤비급)도 금메달 후보다.

이외에 핀급의 최연호(조선대), 페더급의 문화선(경희대), 라이트급의 정우열(경희대) 등은 국제대회 경험이 없지만 국내의 두터운 벽을 뚫고 대표로 선발됐고 홈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예상 밖의 선전도 기대할 수 있다.

여자부에서는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재은(밴텀급)과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챔피언 장지원(이상 한체대.페더급) 등이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라이트급에 출전하는 김연지(한체대)는 제1회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아버지 김철환 사범(독일 거주)의 뒤를 이어 부녀 세계챔피언을 노리고 있는 등 이변이 없는한 한국 선수단의 목표 달성은 무난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드니올림픽에서 드러났듯이 한국과 다른 국가들의 기술력 편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방심할 수 없다.

시드니올림픽 당시 한국은 남녀 8개 체급중 4개 체급에 출전, 금메달 4개를 노렸지만 1개를 놓친 아픈 경험이 있다.

태권도 관계자들도 기술과 득점력이 뛰어난 아시아권 선수들과 장신과 체력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 유럽 선수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뽑았던 지난 4월 대표선발전 판정시비 이후 불거진 태권도계 내분도 한국 선수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미국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인 92개국에서 1천2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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