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증권저축 판매 매우 부진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발매된 장기증권저축 판매가 아주 부진하다.

2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장기증권저축 판매고는 25일 현재 모두 4백78억원으로 집계됐다.지난해 12월 발매된 근로자 비과세 주식저축은 3일만에 1천7백6억원을 끌어모았었다.

종류별로는 직접투자형인 증권저축이 3백억원, 간접투자형인 증권저축신탁이 1백78억원씩 판매됐다. 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98억원어치를 팔았고 한국투신증권(69억원).대우증권(60억원)등이 뒤를 이었다. LG.대한투신.현대.대신증권 등 나머지 대형사들은 17억~37억원어치를 팔았다.

중.소형사들의 실적은 더욱 좋지 않다. 상품을 내놓은 32개 증권사 가운데 제일투신증권 등 18개 증권사가 10억 미만을 파는 데 그쳤고, 건설.리딩투자증권 등은 이날까지 단 한계약도 판매하지 못했다.

이처럼 판매가 부진한 것은 투자자들이 근로자 비과세 주식저축에 비해 유리할 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근로자 비과세 주식저축이 주식 비중을 50% 이상 유지하면 연간 5.5%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이에 비해 장기증권저축은 주식 비중을 70% 이상 유지하고 주식 매매 회전율이 연 4백%이내 일 경우에 한해 1년째 5.5%,2년째 7.7%의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주식매매회전율이 4백%이내'라는 것은 1천만원을 넣었을때 연간 주식매매대금이 4천만원을 넘어선 안된다는 의미다.

삼성증권 김세종 과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데다 2년간 13.2%의 세액공제 만으로는 투자 위험을 감당하기 어려워 가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이에 따라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2조~3조원은 커녕 1조원을 판매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연말을 앞두고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신규 가입자가 늘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신재영 마케팅부장은 "안정성을 높인 펀드에 간접 투자하면 세액 공제분만큼의 수익은 확보할 수 있다"며 "올 세금 납부액이 공제액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연내에 가입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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