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대 내무장관 이익흥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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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19 학생 의거 이후 장면 전 부통령 저격 사전에 관련, 살인교사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3년 동안의 옥고를 치르고 풀려 나온 전 내무장관 이익흥 (60)씨는 자신의 원죄를 연명으로 돌렸다.
1심에서 무죄, 2심인 서울고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의해 상고 기각, 원심 형량이 확정된 이씨는 몸은 풀려 나왔지만 자신의 명예와 올바른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열을 올렸다.
56년8월16일, 내무장관실에서 임흥순·김종원 등 4명과 만나 그해 9월27일에 있을 민주당 전당 대회에서 장면 전 부통령의 저격을 모의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으나 8월18일은 초도 순시차 대구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성립되어 무죄 판결이 나자, 『수시로 모의했다』고 공소장을 변경했다는 이씨의 해명-.
그는 3년 동안 닦은 교도소 철학 (?)을 통해 인생관·정치관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이씨는 자유당 정권이 경찰 정권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경찰이 강력했으며 경찰 지휘 계통의 문란이 이 정권 붕괴의 간접 원인이 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대학 때 배운 간법 2백37조 (수뢰죄)가 잊혀지지 않아 내무장관에 취임한지 하루가 지나자 모 실업가가 2억원 (당시)짜리 집을 3천 만원 밖에 나가지 않는 자신의 집과 바꾸자는 것을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고 청빈의 일례를 들었다.
화제가 항간에 널리 알려진 『각하, 시원하시겠읍니다』에 미치자 몸가짐을 고치면서 사실 무근이라고 와전된 경위를 설명했다.
사적으로는 욕설까지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유모 의원이 자신의 내무장관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 장관 (당시)이 일정 때 경찰관으로 있으면서 독립투사를 괴롭혔으며 고 이 박사가 광나루에서 낚시질을 하면서 생리작용(?)을 나타내자 『각하 시원하시겠읍니다』라고 말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 것이라고 변명했다.
용산구 후암동 117의 자택에서 그는 요즘은 아침 1시간씩 국내외 정치 판도를 분석, 정치학 공부에 힘쓰고 자립 경제를 이룩하기 위해 하는 일없이 바쁘게 나다닌다는 것이 하루의 일과라고-.
평북 선천에서 출생, 일본 구주 제대법과를 졸업한 후 일정 때 경찰관을 「스타트」로 서울 시경국장, 치안국장, 서울시부시장, 경기도지사, 내무장관 등 4대 민의원의 요직을 맡았던 이씨는 화려했던 지난날의 경력을 되새기며 재기의 꿈을 키우고 있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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