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오늘처럼 섬기겠습니다” 공무원 주민에 보낸 850통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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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식 대신 봉사활동에 나선 부산적십자사 직원들이 2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진역 광장에서 노숙인 등에게 대접할 떡국을 끊이고 있다. [뉴시스]

배덕광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집에서 손편지를 썼다. 이 편지의 수신인은 해운대 재래시장 ‘봉자네 실비집’ 주인 박봉자(53·여)씨였다. 배 청장은 편지에서 자신이 실비집을 처음 찾았을 때를 기억하며 “이 작은 가게는 우리네 인생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사랑방 같다. ‘봉자네 집’이 계사년에도 번창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저도 새해에는 구민들을 위한 따뜻한 행정을 펴겠다”고 덧붙였다. 배 구청장은 2일 이 편지를 구청에서 마련한 우체통에 넣었다. 해운대구청 직원 850여 명도 이날부터 7일까지 자신이 업무상 만난 전통시장 상인이나 청년실업자, 북한이탈주민 등 구민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체한다.

 계사년 새해를 맞아 지역 공공기관과 단체들이 이색 행사로 한 해 업무를 시작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는 2일 오전 11시 동구 부산진역 광장에서 떡국나눔 봉사활동을 벌였다. 노숙인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목도리를 선물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2일 오전 시민홀에서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시민의견을 듣는 ‘시정경연회의’를 열었다. ‘일자리가 최고의 희망이다’란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는 간부 공무원 60명과 분야별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1인 창조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대한 입찰 가산점 부여’ ‘지역대학 졸업자 특별채용 쿼터제’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창원시는 고려·조선시대에 있었던 ‘시정경연’에 착안해 2008년부터 해마다 4~6차례 ‘창원시 시정경연회의’를 열고 있다.

 하동군은 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 하동 놀이판 ‘들뫼’의 공연으로 시무식을 시작했다. 이어 임진년 한 해를 되돌아보는 동영상 상영, 직원 댄스, 극단 ‘목수’의 연극공연, 2013년 군정비전 선포식 등이 열렸다.

 남해군은 시무식에서 공무원윤리헌장 낭독을 시작으로 모든 군민의 힘찬 출발을 알리기 위한 군정슬로건 선포식, 고품격 관광휴양도시 정착을 다짐하는 결의문 낭독 등을 진행해 새해 업무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울산시는 올해 시무식을 울산시민홀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정례조회로 진행했다. 정례조회 후 박 시장과 전 직원은 구내식당에서 단체로 떡국을 먹었다.

  황선윤·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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