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불행의 씨앗? 그때 태어나면 탈선 비율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생후 1년 동안의 거시경제 상황이 청소년으로 성장한 뒤 범법행위 등 문제 행동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주립대 업스테이트 의대 연구팀이 1980년대 초반 경기 불황 때 태어난 아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영아기의 지역 실업률 등 사회경제적 상황과 성장 뒤 행동 습관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미 CBS방송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전문지 ‘일반정신의학 기록’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실업률이 6.6~11.25%에 이르렀던 80~84년 사이에 태어난 8984명을 상대로 음주습관이나 체포 경력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취업률이 1% 하락할 때 에 1세 생일을 맞은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마리화나를 피울 확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또래의 경우 평균 1000명당 20명꼴로 마리화나를 피웠던 반면 실업률이 높은 시기에 생후 1년을 보낸 대상자는 1000명당 23명의 비율을 보였다”며 “이는 전국적으로 보면 11만5000명에 이르는 수치”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 같은 상황에서 흡연율은 평균보다 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율은 6%, 체포율은 17%, 갱단 가입률은 9% 높았다. 중절도를 저지른 비율도 11%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공격성향이나 총기 사용 등의 행동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한편 로이터는 앞서 2011년 연구에서도 모기지론 사태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된 2007년 아동 학대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는 등 경기 불황이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