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바지저고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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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추경예산안을 에워싼 「변칙 심의 소동」을 벌인 끝에 겨우 다음 회기로 이월하는 것으로 낙착된 국회 언저리선 이번 소동의 원인에 관해 이리저리 얘기되고 있는데…. 정부가 제출하는 의안들이 번번이 회기 말에 임박해서나, 통과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 즈음해서 부랴부랴 제출하곤 하여 국회의 심의권을 무시하려드는 정부쪽 버릇 때문이라는 풀이가 가장 유력.
지난 회기에서의 추경예산 통과저지 공세가 주로 이러한 정부측의 태도에 있었다고 말하는 고흥문(민중)의원은 『2월 23일에 회기가 시작됐는데 1백77억원이나 되는 방대한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기말 9일 전인 지난 15일에 국회에 낸 사실이나 1억3천만「달러」의 어마어마한 지불보증 동의안을 불과 회기 말 3일 전인 21일에 내놓고 그 통과를 시도한 것은 정부가 국회를 무엇으로 취급한 것이냐』고 분개했고 이중재·김영삼 의원 등도 『정부가 국회를 바지저고리로 취급하는 버릇을 아예 고쳐야한다』고 기염-.
이번 협상의 주역을 맡았던 국회의장단도 이런 야당의 주장을 어느 정도 시인, 앞으로 정부쪽을 반성시키겠다는 언질이 있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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