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미국 3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1% 전망

중앙일보

입력

올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을 것이 확실시 된다. 1년 전부터 기력을 잃기 시작한 미국 경제가 지난 9.11 테러 참사로 소비지출 등에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오는 31일(현지 시간)3분기 성장률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2분기 성장률은 0.3%였다.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주요 금융기관에 몸담고 있는 3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분기 성장률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기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은 1993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 3대 방송 중 하나인 CBS가 실시한 유사한 조사에서도 3분기 성장률은 -1.0%, 4분기는 -1.7%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연속 두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침체(recession)'라고 표현하는데, 올해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는 90년 3분기에서 91년 1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인 CSFB의 분석가인 캐슬린 스티븐슨은 "내년 하반기 미국의 성장률은 3.0~3.5%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은 "잇단 금리인하와 감세,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이 내년 2분기부터 미국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도 이같은 전망에 동조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지난주 의회 연설에서 "테러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술혁신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생산성은 별로 손상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