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비상 빌미 약특허 무시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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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부가 독일 바이엘사의 탄저병 치료용 항생제인 '시프로'의 특허권을 무시하기로 해 분쟁이 예상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자국 제약회사인 아포텍스에 시프로와 같은 성분의 탄저병 치료제 1백만정을 주문했다.가격은 시프로에 비해 30% 이상 싸다. 이 약은 바이엘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그동안 생산이 금지됐던 것이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에는 충분한 약품 확보가 최우선이며, 따라서 개별 회사의 특허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캐나다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바이엘은 "원하는 물량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는데도 캐나다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일이 개발자에게 배타적인 권리를 장기간 보장하는 현행 특허법과 빈민 건강이나 전쟁 등 비상시에는 값싼 복제약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 사이에서 다양한 논쟁을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정완 기자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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