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예안 다음 회기로-여·야 극적 타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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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적 대립으로 야당의원들의 「농성사태」까지 빚어낸 국회는 회기 말인 24일 새벽 3시 20분 밤새워 벌인 여·야 협상에 성공, 추경예산안을 4월 1일 소집키로 한 제56회 임시국회로 넘기고 폐회했다.
여·야는 23일 상오부터 국회본회의 개의 시간을 24일 자정까지 10차례나 늦추면서 20여 시간동안 협상을 벌인 끝에 ①추경예산안·지불보증안 등을 4일 초 「단기국회」를 열어 처리한다 ②예결위 통과는 사실상 인정한다 ③야측 수정의견은 본회의 심의에서 여·야 단일 종합수정안(세입 10억원 삭감선)을 반영시킨다는 대목에 합의, 회기 마지막 날인 24일은 휴회(자동폐회)시키기로 함으로써 「강행통과」와 「강력저지」로 맞섰던 여·야는 격돌위기를 우선 모면했다.
여·야 협상이 이루어진 뒤 이효상 의장은 24일 새벽 3시 25분에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사항의 줄거리를 보고하고 『이번 불상사를 유감으로 여기며 국회의 책임자로서 국민에게 죄송스럽다』는 사과성명을 발표했으며 이어 여·야 총무단 입회 아래 기자회견-.
①제55회 임시국회는 23일로 끝내기로 한다.(24일을 휴회키로) ②추경예산안을 다루기 위해 제56회 임시국회를 4월 1일에 소집, 회기는 9일까지로 한다. ③이 회기 안에 추경예산안을 본회의에서 논의처리 한다. ④지불보증동의안도 이 회기 안에 처리한다. ⑤추경예산의 종합 실사에 있어 여·야는 단일종합수정안(세입 규모 중 10억 삭감)을 낸다. ⑥4월 10일 이후는 여·야 총무의 합의에 따라 상당기간 폐회한다. ⑦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본회의는 상오 10시부터 하오 1시까지, 상임위는 하오에만 각각 연다는 7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9시가 넘어 열린 여·야 총무회담은 이 의장의 제의에 따라 추경예산안과 지보동의안의 처리를 다음 회기로 넘김으로써 냉각기를 갖자는 뜻의 타협안에 접근, 여덟 차례나 늦춘 끝에 여·야 합의사항이 야당의원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승인된 24일 상오 3시 20분에야 속개, 합의사항보고를 듣고 산회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김종필 공화당 의장과 정일권 국무총리는 두 차례나 청와대를 방문, 협상조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양해를 얻었으며 의원총회서도 예결위 통과를 기정사실로 한다는 전제 아래 협상내용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민중당은 예결위 통과가 『불법·변칙적인 것이니 백지화하고 다음 국회서 새로이 예결위 심의를 하자』고 주장, 밤 10시 40분 농성 중이던 본회의에서 철수하여 원내 총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의원총회를 열어 새벽 3시까지 당론을 조정했는데 결국 『예결위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모호한 해석을 붙여 협상조건에 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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