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사 묘소에「카네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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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승만 박사가 별세한지 8개월3일만에 미망인「프란체스카」여사가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의 이 박사 묘지에 무릎꿇어 첫 성묘를 했다.
「프란체스카」여사는 21일 무명 치마저고리의 상복 차림으로 생시 이 박사가 좋아했던 「카네이션」꽃다발을 올리고 그가「오스트리아」「빈」에서 갖고 온 양초로 이 박사 묘 앞에 불을 밝혔다.
「프란체스카」여사는 이날 낮12시45분 NWA기 편으로 한국을 떠난지 만6년만에 그때 이 박사와 함께 몰래 떠났던 그 김포공항에 무명옷차림으로 다시 내린 것이다. 「프란체스카」여사는 항공사의「백」과 파란색 빛깔 색의「핸드백」두개, 그리고 흰 종이봉투를 들었을 뿐이었다. 「프란체스카」여사가 탄 비행기의「트랩」이 내려지자 윤치영 서울시장과 양자 이인수씨가 올라가「프란체스카」여사를 부축하여 조용히「트랩」을 내렸는데 몰려든 「카메라·맨」으로 제대로 걸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좀 야윈 듯 보였지만 조용한 웃음을 시종 얼굴에 나타낸「프란체스카」여사는 수십명의 경찰관이 길을 뚫는 틈으로 윤 시장의 부축을 받으며 곧장 차에 올라 경찰 백차의「칸보이」를 받으면서 바로 국립묘지의 이 박사의 묘소를 찾아온 것이다.
차에 오른「프란체스카」여사는『얼마나 수고했느냐』는 윤 시장의 위로에 항공지도를 펴 보이면서 쓸쓸하게 웃었다.
묘지 참배를 마친「프란체스카」여사는 바로 숙소로 예정된 반도「호텔」로 향했는데 앞으로 1주일간 체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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