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조선의 주먹 홍창수'

중앙일보

입력

「MBC 스페셜」은 19일 밤11시15분 재일 동포 권투선수로 링에 오를때마다 '한반도 기'를 휘날리며 '조선은 하나다'를 외쳐 주목을받는 세계 수퍼플라이급 챔피언 홍창수(27)의 권투인생을 조명한다.

재일 동포 3,4세가 되면 민족의식이 희박해져 일본인과 사고나 행동면에서 거의차이가 없다. 또 가요나 스포츠 같은 대중문화계에서는 한국인이라는 민족색깔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총련계 재일 동포 3세인 홍창수는 다르다. WBC(세계복싱 평의회)지명시합인 지난달 24일 3차 방어전때 그는 한반도기, 일장기, 인공기가 박힌 슈즈를 신고 "ONE KOREA", "조국통일"이라고 쓰여진 트렁크와 가운을 선보였다.

정치 색이 강하다는 이유로 일본에서는 조인주와의 세계 타이틀매치 TV중계가거부됐지만 3차 방어를 성공적으로 끝 낸 다음날 그는 M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시의 소신을 분명히 밝혔다.

"특별히 정치를 공부한 것도 아니고, 정치 같은 것은 전혀 모릅니다. 저에게는복싱 밖에 없습니다. 복싱을 통해 조국통일을 '어필해'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이런 그의 뒤에는 아버지 홍병윤씨가 있다. 매번 경기 승리 후 홍창수를 번쩍들어 목마를 태우고 환호하는 사람이 바로 그의 아버지다.

일본 공립학교의 4,5배가 넘는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모두 조선학교에 보내 '민족교육'을 받게 했고 자식들을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으로 키웠다.

홍 씨는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인 '도쿠야마 산업' 주인으로 하루 열 다섯 시간씩 일하며 동포들에게 직접 경기 표를 팔고 응원전을 준비한다.

「MBC스페셜」은 홍창수의 권투인생과 함께 작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재일동포사회에서 민족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조명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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