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골퍼가 티를 부러뜨리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미국PGA 선수들이 코치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해소법 중 `티 부러뜨리기` 라는 게 있다.

앞 팀의 진행이 너무 늦어 짜증이 날 때, 앞 팀을 쳐다보지 말고 가만히 주머니에 손을 넣어 검지와 셋째 손가락 사이에 티를 하나 끼운 뒤 엄지손가락을 꽉 눌러서 티를 부러 뜨린다. 그러면 온 정신이 손가락에 몰리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다.

세상 일이 다 그렇듯, 골프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골프 타수를 몇 타 정도는 줄일 수 있다.

라운딩을 하다 보면 깊은 러프에 볼이 빠진다든지, 볼이 나무 뿌리 뒤에 떨어진다든지, 하필이면 벙커 속에 나 있는 발자국 속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짜증을 내면 좌절감만 맛 볼 뿐이다.

모든 골프 샷 중 20% 정도는 그 날의 운수에 달려있다는 통계가 있다. 나쁜 운수는 나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상황을 받아들일 때 의외로 트러블 지역에서 쉽게 탈출할 수가 있다.

티 샷이 엉뚱하게 튀어 산으로 올라가든, 연못에 빠져 한 타 손해를 보든,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은 아니다. 별 것도 아닌데 불운을 한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불운이 있으면 행운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자. 이런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갖는 것 만으로도 골프 실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은 `잘 쳐야지` 하는 강박관념 아래 스윙을 한다. 실수 샷은 이럴 때 나온다. 손목의 코킹은 어느 시점에서 해야 한다든지, 다운 스윙 때 오른팔의 위치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등 기술적인 면들을 일일이 생각하면 일관된 스윙을 하기 어렵다.

그저 공이 어느 지점에 떨어져야 하는 지에만 정신을 집중할 때 오히려 정확한 스윙을 할 수 있다. 라운딩 도중 사업 걱정, 집안 걱정도 접어 두자. 이왕 공기 맑은, 푸른 잔디밭에 나온 이상 `재미있게 즐긴다` 는 생각을 하며 여유를 가질 때 스코어도 저절로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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