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계열분리에 아산 지분 '암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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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 계획서를제출,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중공업 보유 현대아산 지분처분 문제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친족분리 형식의 계열분리가 될 현대중공업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사지분을 기준에 맞춰 처분해야 하는데 비상장법인인 현대아산 지분은 15% 미만으로 낮춰야 분리가 가능하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현대아산 지분 1천785만4천840주(19.8%), 중공업 계열인 현대미포조선은 450만주(5%)를 보유중이다.

결국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 예정인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은 현대아산에 대한 지분율을 현재의 24.8%에서 15%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최소 10% 정도를 처분해야 한다.

먼저 친족분리된 현대자동차는 현대아산 지분율이 15%에 크게 못미쳤고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는 친족분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상장법인 지분 처분은 문제가되지 않았지만 현대중공업은 사정이 다른 것이다.

현대아산의 자본금이 4천5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액면가(5천원)로 계산할 경우 450억원에 상당하는 주식을 처분해야만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가능해 진다.

문제는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 보유 현대아산 지분을 사줄 만한 상대를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우선은 액면가대로 계산할 경우 450억원, 그 절반 가격으로 처분하더라도 200억원이 넘는 현찰이 있어야 하는데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만한 대가를 지불하고 현대아산 지분을 넘겨받을 기업은 없다.

그룹 밖에서 찾으려 해도 수익성없이 `밑빠진 독' 격인 현대아산에 투자할 상대를 찾는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설사 현대아산 지분을 매입할 상대가 나타나도 북한에 소재한 현대아산의 자산가치를 평가하기 어렵고 결국 이는 주식가치를 산정하는 데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적정한 거래가격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 뻔 하다.

이 모든 골칫거리가 연내에 마무리돼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그룹이 생각하는 스케줄대로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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