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녀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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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승현(左), 이종현(右)

“전희철-현주엽 못지않은 활약이 기대된다.”

 1975년부터 22년간 고려대 사령탑을 맡았던 박한(66) 대학농구연맹 명예회장이 고려대 ‘트윈 타워’ 이승현(2학년·1m97㎝)-이종현(입학예정자·2m6㎝)을 보고 했던 말이다. 고려대 92학번 전희철과 94학번 현주엽 콤비가 그랬듯 이승현-이종현도 프로 선배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역대 최강의 높이를 자랑하는 고려대가 국내 공식 경기 108연승을 달리던 상무를 꺾고 농구대잔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고려대는 28일 수원 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2 농구대잔치 결승에서 상무를 87-72로 물리쳤다. 고려대는 26점·8리바운드를 기록한 이승현과 21점·17리바운드를 올린 이종현이 골 밑을 완벽히 장악했다. 1학년 포워드 문성곤(1m94㎝)은 3점슛 4개 포함해 18점을 올려 뒤를 받쳤다.

 신장 합계 4m3㎝의 ‘트윈 타워’가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상무를 압도했다. 이종현은 지난 4월 계성고와의 연맹회장기에서 중고농구연맹 전산 집계 이후 최다인 42리바운드를 잡아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7월에는 고교생 신분으로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엔트리에 뽑혔다. 지난 25일 명지대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96년 이상민 이후 16년 만에 농구대잔치에서 트리플더블(27점·14리바운드·11블록슛)을 기록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승현은 현주엽을 연상시키는 파워에 정확한 미들슛까지 갖췄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뽑힌 장재석은 “이승현은 레슬링 선수처럼 힘이 좋다. 프로에 와도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칭찬한 바 있다. 상무 소속의 프로 선수들도 이승현과 이종현을 수비하는 데 애를 먹었다. 고려대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39-27로 상무에 앞섰다.

 경기 후 이승현은 “상무 형들이 봐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종현은 “아마 최강인 상무를 이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체력을 보강해 내년에는 더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비스, 삼성 꺾고 3연패 탈출=울산 모비스가 2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남자부 홈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71-56으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문태영(19점)과 함지훈(15점), 리카르도 라틀리프(15점·13리바운드)가 고르게 활약했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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