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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일본 프로야구 괴짜 마스코트 “해외 안 갈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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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몇 년 뒤 한국에서도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하는 마스코트를 볼 수 있을까? 일본에서 괴짜 마스코트가 FA를 선언한 뒤 팀에 잔류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일본 스포츠신문 닛칸스포츠는 27일 “야쿠르트의 마스코트인 쓰바쿠로(つば九<90CE>·검은 제비·사진)가 올해와 같은 연봉 1만 엔(약 12만5000원)에 구단과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1994년부터 야쿠르트 마스코트로 일한 쓰바쿠로(이름과 나이 등 신상은 비공개)는 내년 재직 20주년을 맞아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싶다며 지난 3일 FA를 선언했다.

 실제 프로축구단 FC 도쿄, 구글 일본법인, 일본스모협회 등 22개 단체가 더 높은 연봉을 제안했다. 하지만 엉뚱한 성격의 쓰바쿠로는 “구단에 민폐를 끼쳤다”며 다른 제안들을 거절했다. 쓰바쿠로는 “다른 어떤 일을 해도 역시 힘들 것 같다. 그라운드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권이 없다”며 재치 있게 답했다.

 쓰바쿠로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괴짜 마스코트로 통한다. 쓰바미(마스코트 여동생)를 괴롭히고, 시구자와 격투기를 하는 등 독특한 연출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쓰바쿠로의 캐릭터는 한국 프로야구의 턱돌이(길윤호·30)와 닮았다. 매 경기 재미있는 이벤트로 넥센 구단의 스타가 된 턱돌이는 2006년부터 3년간 KIA의 마스코트 ‘호돌이’로 활약하다 팀을 옮겼다.

 쓰바쿠로가 야쿠르트로부터 받는 1만 엔은 상징적인 연봉이다. 인기 마스코트는 TV 광고 출연료와 기업 협찬 등으로 괜찮은 수입을 올린다. 야쿠르트 구단은 “홈 200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달성하면 연봉을 대폭 올려주겠다”면서도 “어린이 팬을 울리거나 쓰바미를 괴롭히면 연봉을 깎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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