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S, 거포싸움서 판세 갈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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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를 가리자."

삼성과 두산이 20일부터 '가을의 잔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를 벌인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창단 이후 첫 정상을 노리고 있고, 정규리그 3위 두산은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딛고 세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특히 두팀 중심타자 이승엽(삼성)과 우즈(두산)는 홈런왕의 자존심을 걸고 작은 대리전을 펼친다.1997,99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번째 홈런왕에 등극한 이선수와 98년 홈런 42개로 외국인 선수 사상 첫 타격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우즈의 대결은 큰 것 한방으로 분위기가 갈리는 한국시리즈의 판도를 가름할 전망이다.

◇ 아,챔피언 반지!

올해를 끝으로 해외진출 의사를 밝힌 이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당당하게 큰 무대를 밟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17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 이선수의 신분조회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소속 삼성구단의 허락없이는 이적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여부에 이선수의 인생이 달렸다. 우즈 역시 98년 한국땅을 밟은 이후 '코리안 드림'의 마지막을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으로 장식하기를 다짐하고 있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과 올해 상대 성적만을 놓고 볼 때는 우즈가 앞선다.

우즈는 포스트시즌에서 개인통산 9개의 홈런을 때려내 김성한(현 기아 감독)과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이승엽은 7개다.올시즌 성적도 우즈가 삼성전에서 타율 0.328, 홈런 3개, 13타점을 올린 반면 이선수는 두산전에서 타율 0.268,홈런 2개,9타점을 뽑는데 그쳐 우즈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겨진다. 그러나 현재 컨디션은 최상의 상태인 이선수가 왼쪽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우즈보다 낫다.

◇ 창이냐 방패냐

한국시리즈 승부는 삼성의 짜임새있는 수비력과 두산의 힘이 맞붙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이어진다.

삼성은 임창용(14승).갈베스(10승).배영수(13승).김진웅(11승) 등 10승대 투수 4명을 보유한 팀 방어율(4.39) 2위 팀이다. 또한 정규시즌 팀 실책이 불과 79개(1위)로 전체 평균(1백3개)에 훨씬 못미치는 그물수비를 자랑했다.

그러나 두산의 희망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끈기와 파워다.

상위 타선이 부진하고 내야 수비도 엉성한 편이나 안경현.홍원기.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불꽃 같은 하위 타선과 정수근.장원진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원투 스트레이트는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삼성에 비해 앞선다는 평가다.

◇ 잠실전이 변수

지난해와 달라진 대회 규정 중 이번 두팀의 경기에 가장 영향을 미치게 될 변수는 바로 잠실구장이다. 20, 21일 대구 2차전을 끝으로 나머지 경기는 모두 잠실에서 열린다. 올해 삼성은 두산에 12승7패로 우세했으나 잠실에서는 삼성이 4승5패로 두산에 밀렸다. 더군다나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꺾는데 큰 힘을 발휘한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분위기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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