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무적군단’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경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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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유럽 평정을 목표로 2001년 항해의 항해의 돛을 멋지게 올린 레알 마드리드. 1등 항해사’ 지단까지 영입하면서 세인들의 기대속에 출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출발부터 거센 풍랑과 파도를 만나 삐그덕 거리고 있다. 팀 성적은 곤두박칠쳐서 하위권에 머무르다 보니 배의 선장인 델 보스케 감독의 경질설까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17일 2001-02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 파죽의 4연승을 기록하며 16강이 겨루는 본선 2라운드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통산 9회 우승을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파죽지세지만 정작 중요한 자국 리그(스페인 프로축구)에서는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다운 모습이나 위용, 위협감등 모든 면이 사라졌고 상대 팀들은 이제 레알 마드리드를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는다. 지난 13일 알라베스와의 원정경기는 참담 그 자체였다. 지단과 카를로스가 위장염과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어렵고 엘게라도 슬럼프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피구와 라울이 출전해 고군분투했지만 모래성 같은 조직력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전엔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겨 위험 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야전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 제기량을 발휘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기존 선수들과 호흡문제와 수비 불안이 심각하다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8경기를 치른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2승 3무 3패로 20개 팀 가운데 1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12득점에 12실점. 공격력도 무뎌졌고 수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주전 선수들은 부상에 신음 거리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설마 했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던 구단주도 슬슬 긴장하는 눈치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감독의 경질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주말 올 시즌 4승 4무로 리그 2위를 기록중인 셀타 비고와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현재 20개 팀 가운데 유일한 무패를 기록중인 셀타를 맞아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첫번째 위기를 맞는 셈이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의 거취 문제와 향후 팀 운영 방향을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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