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여파로 온라인 구매 급증세

중앙일보

입력

미 테러로 미국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구매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16일 일제히 나타났다.

포레스터 리서치와 닐슨/넷레이팅스, 그리고 비즈레이트 등이 각각 조사한 바에따르면 미국내 온라인 구매는 테러가 발생한 지난 9월 한해 전에 비해 54% 증가해 47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전반적인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테러 발생 당일부터 그 다음날까지 거래만도 9천600만달러나 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테러로 공공 장소에서 쇼핑하는데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전자상거래를 부추긴 원인이 됐다면서 탄저병 공포로 우편물 수취에 주의가 필요한것도 온라인 거래 확산에 큰 장애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1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성탄 시즌의 미국내 온라인 거래가 작년보다 10% 증가한 1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테러 불안으로 사람들이 바깥에 나가기보다는 컴퓨터와 씨름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면서 이렇게 내다봤다.

닐슨/넷레이팅스도 지난 9월의 온라인 구매가 한해 전에 비해 54% 증가한 47억달러에 달했다면서 컴퓨터를 통해 물건을 구입한 미국인도 9월에 기록적인 3천900만명이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는 온라인 여행업계의 매출은 9월이 전달에 비해 23%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에서 감소분 이상으로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부문 별로는 온라인 서적 판매가 148% 증가해 3억달러에 달했고 컴퓨터를 통해 옷을 산 액수도 전년동기비 79% 증가한 4억9천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여행 부문을 제외한 온라인 구매 사이트들을 추적하는 비즈레이트는 올해 성탄 시즌의 온라인 구매(여행부문 제외)가 63억달러로 작년의 48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전망했다.

포레스터의 크리스토퍼 켈리 연구원은 "테러 참사와 같은 사회.경제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거래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전자상거래가 이제 확고하게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테러 당일과 그 다음날까지도 온라인 거래가 무려9천600만달러 어치나 이뤄졌음을 상기시켰다.

뉴욕주 페어포트에 사는 한 여성은 "탄저균이 무서워 쇼핑몰에 가지 않기 보다는 사람이 북적대는 것이 싫다"면서 이 때문에 컴퓨터를 통해 상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탄저균 때문에 소포받는게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건이 도착하는것을 알고 있으면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포장을 뜯을 때 주의하면 그만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주피터 리서치의 켄 케사르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성탄 시즌의 온라인 판매가 당초 기대보다는 20%포인트 떨어졌으나 50% 성장했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증가폭이 10-20%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이 온라인 판매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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