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현장검증을 하려고 끌려나온「백식구파」소매치기단의 두목 백우현은 잔뜩 찌푸린 하늘을 쳐다보며『날씨도 쌀쌀한데 대강합시다』고 익살을 부리다가 수사관으로부터 호통을 당했는가 하면 두목 백과 도망간 김일환 형사와 돈을 주고받고 만난 서울역 앞 장면의 재연 때는 고개를 축 늘어뜨린 백에게 수사관들이 고개를 쳐들라고 하자『어떤 바보 같은 사람들이 비밀 의논을 할 때 얼굴을 들고 하느냐』라고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서울시경3계 차근중 경사에게 돈을 바쳤다는「오리엔탈」다방에 이르렀을 때「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현장검증 실황방송을 듣는 일당 5명은 한결같이 얼굴색이 변해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며 쓴웃음-.
이들 일당들이「세븐·클럽」이라고 자칭 항상 모여 앉았던 충무로3가 대원다방에 들어서자「마담」과 「레지」들이 깜짝 놀라『불고기도 사주고 영화구경까지 시켜준 저 신사들이 설마?』하고 어이없는 표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