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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뷔페 + 초밥 … +α로 틈새고객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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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초밥·샐러드·고기 무한리필 전문점 ‘홍빠’ 김준영(49) 명동점 점장이 메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 점장은 “가격이 1인분에 1만원대로 저렴해 단체회식을 하려는 직장인은 물론 일본·중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사진 FC창업코리아]

창업 전문가들은 주변 점포와 똑같은 제품과 서비스로는 과당 경쟁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강병오(창업학 박사) 중앙대 겸임교수는 “몇억원 이상의 밑천이나 특별한 기능이 창업의 필수 요소는 아니다”며 “광범위한 수요가 있지만 기존 업체들이 아직 채우지 못하는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제품 군에 자신만의 특별한 ‘무엇’을 채워 넣어 소비자 욕구를 채워주거나,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수요를 찾아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초밥·샐러드·고기 무한리필 전문점 ‘홍빠’(www.홍빠.kr)는 기존 고기 뷔페가 ‘고기’에만 집중하고 식사가 될 만한 ‘밥’이 없다는 점을 공략했다. 또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소비자들이 고기뷔페를 많이 찾긴 하지만 이들은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욕구도 높다는 점에 착안해 샐러드 뷔페도 마련했다. 홍빠에서는 성인 1인 기준으로 점심 1만900원, 저녁 1만1900원이면 초밥 16종, 고기 15종, 샐러드 23종 그리고 파스타와 디저트를 무제한 먹을 수 있다. 초밥의 경우 가격대가 높아 무한리필 전문점에서 취급하기 어려웠지만 홍빠는 초밥 자동 제조기를 도입해 인건비를 크게 줄였다. 주방에서 밥만 지어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초밥이 만들어진다. 초밥용 생선도 초밥 크기로 썰어 완제품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생선을 손질하고 회를 뜨는 품을 줄일 수 있다. 홍빠 명동점을 운영하는 김준영(49)씨는 “주변 직장인, 명동에 쇼핑 나온 젊은 여성 등 2030 손님들이 주고객으로 월 평균 9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세탁전문점 ‘크린토피아+코인워시’(www.cleantopia.com)를 운영하는 오재훈(38)씨는 기존 세탁전문점에 고객이 직접 동전을 넣어 세탁기와 건조기를 이용할 수 있는 ‘동전빨래방’을 결합해 틈새 고객층을 잡는 데 성공했다. 세탁물을 맡긴 후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점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이곳에서는 5000원으로 1시간이면 세탁에서 건조까지 모두 가능한 것이 장점. 무인 시스템으로 24시간 영업해 퇴근 후 들르는 직장인 등에게 인기다. 오씨는 1000원의 추가비용을 내면 세탁물을 대신 세탁하고 보관까지 해주는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푸드플라이’(www.foodfly.co.kr), ‘리드콜’(www.leadcall.co.kr), ‘배달인2580’(www.baedalin.kr) 같은 배달대행 업체는 자체 배달을 하지 않는 음식점의 배달 업무를 대행해 주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경우다. 배달대행업은 사전에 전화 주문을 받는 콜센터와 배달 직원, 배달 오토바이를 갖추고 인근 음식점들과 배달 대행 제휴를 맺는다. 음식점으로부터 음식을 고객에게 배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를 배달하기도 하고, 소비자로부터 특정 음식점의 음식 배달 주문을 받아 이를 배달해 주기도 한다. 소비자는 배달시켜 먹기 어려웠던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음식점주는 배달 인건비 부담을 덜고 고객층을 넓혀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익은 소비자들에게서 받는 주문·배달료나 음식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에서 나온다.

 틈새시장 공략엔 주의할 점도 있다. 우선 매니어 고객만 대상으로 해 매출 전체가 떨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또 틈새시장 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제품을 알리는 데 너무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든다면 곤란하다. 강 교수는 “기존 매장의 인테리어나 마케팅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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