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파운트」의 10진 통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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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호주가 2월14일 화폐개혁을 통해 화폐단위를 지금까지의 「파운드」에서 「달러」로 고치고 복잡하던 계산법을 십진법으로 고치자 뒤이어 지난1일 영국도 오는 1971년2월부터 십진 통화제를 갖게 된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바하마스」· 「뉴질랜드」· 「피지」· 「잼비아」도 3년 안에 십진통화제로 바꾸리라 한다. 「파운드」화는 그 계산법이 복잡하기로 이름이 높다.
12「펜스] 가 1「쉴링」20「실링」이 1「파운드」.
그러나 복잡한 화폐를 쉽사리 편리한 화폐로 바꾸지 못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호주는 2년 반전부터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하여 그 동안 신화1억6천만 장을 인쇄하고 화폐개혁 내용을 알리는 책을 8백만부나 발행, 각 가정마다 한 권씩 배부하는 등 준비에 쓴 비용만도 6천5백만 미 불이나 된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산기, 수표기록기, 「택시· 미터」등 50여만대의 기계가 개조되어야하며 「타이프라이터」의 「키」도 바꾸어야 한다. 은행들도 3일간이나 문을 닫고 장부 재정리에 바빴다. 새 호주「달러」는 미화1· 12「달러」에 해당한다.
「스터링」지역 각국의 연이은 십진통화조직 채택은 국제적으로 볼 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코몬·웰스」권내각국의 경제적인 자주성 확립의 경향이 뚜렷해 졌다는 것과 영국이 세계적 경제기반상실을 자인한 것이다. 둘째는 세계경제가 통일에 한걸음 다가선 것을 의미한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은 벌써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은 전성시대에 GNP의 8%나되는 자본이 해외에 투자되었었으나 이제는 해외로 유출되는 자본을 강력히 통제하지 않으면 1970년대에는 자본차입 국이 되리라는 우려도 있다.
영국의 구공시 (EEC)접근은 구주자유무역연합체 (EFTA) 가입 국들을 불안하게 한다. 영국의 대외 영향력이 계속 줄어들고 반면 「스터링」지역의 다른 나라들은 급격한 발전으로 자주성을 내세워 세계경제 안의 독자적인 일원임을 확인하려 한다.
이에 영국마저 십진통화조직을 가지겠다고 표명함으로써 1932년7월 「오타와」협정으로 영국과 그 식민지 및 속령이 경제 「블록」을 형성한 이래 34년간을 이어온 「스터렁·에리어」는 그 본원 지에서부터 붕괴되고만 것이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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