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새경영진 맞아 재기시동

중앙일보

입력

해방둥이 해태제과가 4년 동안의 표류 끝에 15일 새 전문경영인을 맞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7월 외국투자회사인 UBS캐피탈.CVC캐피탈.JP모건으로 구성된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된 해태제과(http://www.ht.co.kr)는 P&G 한국 총괄 사장을 역임한 차석용(48.사진)씨를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1997년 11월 그룹 부도 이후 4년간 사적화의.법정관리 등을 거치다가 새출발의 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45년 해방둥이 기업으로 출발한 해태제과는 롯데제과와 쌍벽을 이루며 제과업계를 주도해 왔으나 27%에 달하던 시장점유율이 부도 이후 20%선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98년 6월에는 해태전자 등과 함께 퇴출기업으로 결정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금융권의 출자전환을 통해 회생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해태제과는 롯데제과 등이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지난 7월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4천1백50억원(부채 6백37억원 제외)에 최종 매각됐다.

해태제과측은 "사원들이 상여금을 자진 반납하는 등 회사 회생에 열의를 다했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외국 투자자들이 호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부도 이후에도 연 2~3%의 매출 신장세를 유지했으며 시장점유율도 올 들어 24%로 회복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앞으로 집중적인 투자와 마케팅전략을 통해 빙과.건과.냉동식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을 한 車사장은 85년부터 P&G에서 근무했으며 98년에는 P&G가 인수한 쌍용제지 사장을, 99년엔 P&G 한국총괄 사장을 지냈다.

업계 관계자는 "해태제과를 인수한 기관이 투자전문회사여서 앞으로 다른 국내외 기업에 다시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해태제과 관련 주요 일지>

▶97년 11월 1일 해태제과 등 계열사부도 발생
▶11월 29일 종금업계 협조융자(1천5백억원)및 기존여신 연장
▶98년 5월 1일 구조조정방안 조흥은행에 제출
▶6월 5일 종금사, 해태제과 출자전환 잠정 합의
▶6월 18일 해태제과, 해태유통, 해태전자 퇴출기업 선정
▶8월 27일 해태제과 채권은행단, 출자전환을 통한 정상화 합의
▶12월 11일 해태음료, 해태유통 매각 입찰 마감
▶99년 9월 15일 해태제과, 채권단과 '기업개선약정서'체결 정상화 방안 확정
▶2001년 3월 24일 해태제과, 제과사업부문 자산매각 입찰 실시 발표
▶5월 3일 해태제과, 법정관리 개시결정
▶7월 18일 해태제과, UBS 캐피탈컨소시엄과 매각 최종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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