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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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으로 24일 임명된 새누리당 유일호(57·재선·서울 송파을) 의원은 당내 경제통 중 하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조세연구원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를 지냈다. 당초 하마평에 전혀 오르지 않던 그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데에는 ‘민생 대통령’을 표방한 박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의 무게를 경제와 민생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실장도 “며칠까진 아니고 최근 (당선인 실장을 맡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선인이 한 가지 (나에게) ‘정책마인드가 있지 않느냐’는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계로 분류됐던 그는 2008년 4월 총선 공천 당시엔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워 ‘강재섭계’라는 말도 들었다.

 박 당선인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가나다순으로 박 당선인의 옆자리에 배정받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지면서 가까워졌다고 한다. 유 실장은 “(박 당선인이) 18대 국회 말에 법안을 많이 내셨다. 복지 현안, 재정 지출과 관련해 법안을 내시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주로 질문을 하시는 편이었다. 그래서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말씀드렸다. 상임위에서 그런 대화는 많이 한 것 같다”고 밝혔다.

 4·11 총선 때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진두지휘하던 박 당선인이 직접 그에게 공약 세제분과팀장을 맡기면서 정책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도 많아졌다. 유 실장은 23일 JTBC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의 증세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고소득자의) 비과세·감면의 축소”라며 “지하경제 비중이 상당히 큰 상황에서 (이를 양성화하면) 추가 10조원의 세수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세율을 높이는 증세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함으로써 성장의 동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경제민주화를) 보완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24일 그는 서울 난곡동에서 박 당선인과 함께 도시락 배달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유 실장은 “비서실장의 역할 중 인수위 단계에서 ‘정책 공약이 구체화되는 데 비서실장이 이해를 제대로 하고 조율하고 되는구나’라고 이해했다” 고 말했다. 지난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때는 이주영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박근혜계 인사들 가운데는 권영세 캠프 종합상황실장과 친하다고 한다. 지역구가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데다 이명박계로 분류돼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강남벨트’ 현역 의원 중 가장 처음으로 살아남아 공천을 받았다.

 ▶서울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한국조세연구원장 ,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18·19대 국회의원 ,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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