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시험 폐지 시범 실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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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내년부터 서울 시내 일부 중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중1 중간·기말고사가 폐지된다.

중1 시험 폐지는 문용린(사진) 신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이었다. 문 교육감은 24일 취임 후 첫 간부회의를 열고 “중학교 배정이 끝나는 내년 2월부터 지역청별로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중1 시험 폐지 시범학교 한 곳씩을 지정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서울 시내 379개 중학교 중 약 3%(11곳)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교육감의 임기는 2014년 6월까지다. 따라서 임기 내 중1 시험 전면 폐지보다는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교육감은 후보 때 “중1 때는 시험을 없애고 학생들이 진로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었다.

하지만 학력 저하 등을 우려한 학부모와 교원단체들이 반대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한국교총은 문 교육감 당선 직후인 20일 “공약 실현방안이 구체적이지 않고 또 다른 과외시장 확대를 부를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교과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도 고쳐야 한다. 훈령에 따르면 학생에 대한 평가는 필기시험과 수행평가(논술·실기 등) 방식으로만 실시하도록 돼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와 협의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면서도 실력을 체크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육감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중1 때 시험을 폐지한다기보다는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학생들이 진로를 고민해보고 영어·수학 등 교과목을 공부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직장에 직업체험을 가볼 수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중간·기말고사를 못 봤다면 과제나 포트폴리오 등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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