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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긴 인이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수카르노」대통령은 9.30사건이래 내각의 실권자로 사실상 자기와 맞서 그 외 지위를 위협하던 「나수티온」국방상의 해임으로 조성된 내란잠재성 마저 내포된 아슬아슬한 위기를 1주일만에 가까스로 극복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나수티온」군부는 공산당이 개입한 9·30 「쿠데타」실패 후 「쿠데타」연루자 색출, 치안회복 등의 명분으로 PKI(인니 공당)를 사실상 궤멸상태에 빠뜨림으로써 「수카르노」의 이념인 민족주의·종교·공산주의의 협동체제인 「나사콤」을 위협, 「수카르노」의 완전 독제체제를 붕괴시켜 사실상 권력의 이원체제를 형성함으로써 『「인도네시아」혁명의 아버지』라는 「수카르노」의 지위를 위협했던 것이다.
「수카르노」는 궤멸상태의 공산당과는 반비례로 자기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로 권력이 비대해진 군부를 「나수티온」과 그 밖의 반공 적인 일부 각원의 해임, 「사르비니」신임국방상등 친공 각원들로의 입각, 「나수티온」군부의 아성인 KOTI의 개편 등으로 군부를 법세, 공산주의와의 균형형성으로 시도한 권력의 일원체제환원조처를 취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1주일간 「나수티온」계의 「수하르토」육참 총장과 정설 「시리왕기」사도의 반발과 무력반항 기세, 전국적으로 반공적 색채가 좀더 짙은 반공·친공이 엇갈린 학생들의 「데모」로 내란으로까지 발전할 기세를 보였는데 「수카르노」는 이 위기를 다시 한번 가까스로 극복한 것이다.
「수카르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PKI 불법화를 강행함으로써 「나사콤」을 위협한 군부에 대해 「수카르노」는 이번 반공·반「수카르노」「데모」에 앞장선 학생단체 KAMI를 불법화 시켰다. 1926년 대 화란 투쟁에 앞장선 것은 PKI라는 사실을 기회 있을 때마다 상기시키는 그는 「나수티온」의 PKI숙청으로 투옥된 약 20만의 공당원들의 형기를 5개월 정도로 줄여줄 법안을 마련함으로써 사실상 PKI재기를 돕는 방향으로 나오고 있다.
「나수티온」이 은신하고 있다는 「반둥」을 방문한 「수카르노」앞에 그에의 충성을 맹세하는 4백만 군중이 군중대회를 벌였다고 AFP가 전한 사실을 보면 그의 비범한 정파조정능력은 다시 한번 성공했고, 국민간의 그의 신망이 뿌리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파탄에 이른 경제와 정국불안정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경제위기가 절정에 이를 4, 5월에 군부와 종교단체의 태도에 따라 「수카르노」의 「인도네시아」는 다시한번 시련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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