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방위조약 불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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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험프리」 미부통령은 23일 『한국의 힘은 한·미 두 나라의 힘을 합친 힘이며 한국의 방위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한국군의 월남증파에 앞선 한·미 방위조약 제3조의 「나토」식 개정의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군 전투부대 증파문제를 포함한 월남사태를 협의하기 위해 22일 하오 내한, 박대통령과 한·미 수뇌회담을 가진 「험프리」 부통령은 이날 낮 이한을 앞두고 「유솜」회의실에서 내외기자들과 회견, 이와 같이 말했다.
「험프리」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벽두 미리 마련한 성명문을 낭독, 그 성명을 통해 『월남에서 자유를 수호하며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미 정부의 방침은 확고하며 미 정부의 월남정책에 반대하는 일부 언론계 및 의회지도자들의 주장은 소수의견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미국은 월남사태에 대한 한국의 협조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오2시45분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기자회견은 「험프리」 부통령의 사정에 의해 하오3시5분부터 시작, 약50분 동안 계속됐다.
이날 회견에서 밝힌 회담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한국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월남문제가 논의되었는가? 논의됐다면 협상내용은 무엇인가?
▲답=논의했으나 외국사절의 신분으로 무어라 말할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한국정부의 관료에게 묻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박대통령 일행이 지난번 동남아를 방문하고 난 느낌과 견해를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일행이 그 지역을 돌아본 소감을 이야기한 것이다.
▲문=「호놀룰루」 회담에 한국을 초청하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또 사전에 한국과 협의가 없었던 것은 무엇인가?
▲답=「호놀룰루」회담은 주월 미국의 관리를 만나서 「존슨」 대통령의 정책을 알리고 주월 미국관리의 의견을 듣는데 목적이 있었다. 한국을 초청할만한 성격의 회담이 아니었다.
▲문=월남문제의 해결은 평화적인 것과 무력공세를 강화하는 것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귀하의 견해는?
▲답=평화를 추구하는 것과 무력공세를 취하는 것이 결코 대립된 것은 아니다. 무력공세를 계속하는 것은 영예로운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취하는 한 조치에 불과하다.
▲문=미국의 한국군 증파요청설에 대해서 말해달라?
▲답=증파문제는 한국과 월남과의 문제이다. 미국이 개입하여 압력을 가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며 한국정부는 자신의 결정으로써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박대통령이 미국의 부통령의 조언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며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다.
▲문=공산군과 휴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한국과의 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개정할 용의가 있는가?
▲답=현행 한·미 방위조약개정의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휴전선에 한사람의 미군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 미국을 대표하므로 전 미국이 한국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정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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