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일찍 발견하면 90% 완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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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호 18면

이윤수 원장

10~20년 전만 해도 ‘비뇨기과=성병과’로 인식됐다.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임질·매독 같은 성병환자였다. 부끄러운 병이었기에 환자들은 남몰래 비뇨기과를 찾기 일쑤였다. 그래서 비뇨기과는 뒷문을 두는 게 유행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뒷문 있습니다’라고 써붙인 곳도 꽤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비뇨기과 환자의 유형이 크게 바뀌었다. 성병 환자가 크게 줄고 대신 남성 갱년기, 전립선 질환, 남성 불임, 성기능 장애, 음경 보형물, 성기 확대, 정관 복원 등의 진료가 많아졌다. 감염 질환이 줄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성(性)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이윤수(사진) 원장에게 남성 비뇨기과 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비뇨기과의 진료 영역이 많이 변했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성이 양성화되면서 환자들의 진료 욕구가 바뀌었다. 음경에 장치를 넣어 성기능을 개선하는 음경 보형물과 음경 확대 수술이 늘고 있다. 여성 환자가 증가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동안 비뇨기과가 금녀의 영역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배뇨질환은 비뇨기과 영역이다. 요실금·방광염·과민성방광뿐 아니라 여성 성기능 장애, 여성 외성기 기형 환자까지 있다.”

남성 비뇨기과 질환과 치료법: 비뇨기과 전문의 이윤수 원장

-남성 불임은 왜 생기며 어떻게 치료하나.
“남성 불임은 정자 수가 적거나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긴다. 정자의 질은 운동부족·음주·흡연·정자세포에 문제가 있을 경우 떨어진다. 특히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이 정계정맥류다. 정계정맥은 고환에서 신장까지 이어진 혈관이다. 정계정맥이 늘어져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아 피가 고여 있는 게 정계정맥류다. 이 때문에 고환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정자의 질을 떨어뜨린다. 고환은 체온보다 1~2도 낮아야 좋다.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왼쪽 고환의 혈관이 지렁이처럼 만져진다. 정계정맥을 차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남성 갱년기는 어떻게 치료하나.
“남성 갱년기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나타난다. 70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30대의 50%에 그친다. 남성 갱년기의 증상은 성욕감퇴·발기부전·우울증·피로증가·근력약화·탈모 등이다. 금연·절주·운동·만성질환 관리와 함께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병행하면 좋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전립선은 방광 아래 오줌이 배출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무게는 15~20g에 길이 4㎝, 폭 2㎝ 정도다.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은 정자의 영양분이다. 한 번 사정하는 정액 양의 3분의 1이 전립선액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이다. 5배 이상 커지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으면 요로를 압박해 소변을 보기 힘들어진다. 발기부전·방광기능 저하·신부전증에도 영향을 준다. 원인은 고환의 노화·가족력·비만·음주·흡연 등으로 추측한다.”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법은.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잘라내야 한다. 최근에는 플라스마로 전립선을 태워 기체 형태로 날려버리는 방법을 주로 쓴다. 이 방법은 직경 약 7㎜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요도로 삽입해 진행한다. 수술에 대한 부담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전립선 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나.
“전립선 비대증은 조직을 구성하는 정상 세포가 증식해 부피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정상 세포에 변이가 발생해 암세포로 변한 것이다. 즉, 전립선비대증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나타날 수는 있다. 전립선암의 원인은 유전·고령화·서구식 식생활 등이다. 특히 돼지고기·쇠고기 같은 적색육의 포화지방산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립선암의 증상과 치료는.
“전립선암은 초기엔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 이상을 눈치챘을 땐 이미 3, 4기로 진행된 상태다. 이때 배뇨장애가 생기고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정액증이 나타난다. 전립선암에 걸리면 수술로 제거한다. 다행히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이 완치되는 ‘착한 암’이다. 간단히 전립선암을 예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 특이 항원(PSA) 효소를 측정하면 된다. PSA 수치가 20 이상이면 80%가 전립선암이다.”

-요즘 성기능 장애를 수술로도 많이 치료한다는데.
“대표적인 성기능 장애가 발기부전과 조루다. 모두 먹는 치료제가 있다. 하지만 효과를 못 보는 사람이 30%가량 된다. 노인 중 일부와 당뇨병·고지혈증이 심한 환자가 이에 속한다. 이때 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조루 치료는 음경 몸통에 있는 귀두 감각 신경 5~8개 중 몇 가닥을 끊어 무디게 하는 방법을 쓴다.”

-발기부전 치료법 중 음경보형물 수술은 뭔가.
“음경 속에는 스펀지 같은 해면체 조직이 좌우 양쪽에 길게 있다. 이곳에 보형물을 넣어 발기부전을 치료한다. 음경의 크기가 작거나 발기했을 때 강직도가 약해진 중년 이후 남성의 경우 음경확대술을 쓸 수 있다. 배와 엉덩이에서 피부 밑에 있는 진피를 떼거나 인공진피를 이식해 굵게 만든다. 귀두를 실리콘으로 만든 링이나 지름 약 2㎜의 구슬을 3~4개 넣어 확대하는 방법도 있다. 이 같은 치료법은 수술 부위에 발생할 수 있는 염증 이외에 큰 부작용은 없다. 수술 4~6주 뒤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보형물이 고장나는 경우가 생기면 교체하거나 제거해야 한다. 또 수술 후 배우자가 원치 않아 원래대로 복원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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