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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콩의 정체|본사 현영진 특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월31일 밤 「투이호아」에서 「베트콩」1개 대대가 해병 1개 중대에 인해전술로 공격을 시도했다가 아군의 화력 앞에 섬멸 당했다. 수많은 시체를 유기한 채 도주한 가운데 2명의 VC부상병이 있었다.
이 포로의 신원은 VC정규군 제3연대 제30대대 11중대소속「구엔·메」(20·소총수) 「두옹·쿠이」(20·위생하사)-이들의 입을 통해 한국군은 처음으로 VC정규군의 정체를 파악했다.
VC 1개 대대는 3백명, 그중 4분의 1은 월맹 정규군이 포함되어 있어 항상 VC의 행동을 감시하며 훈련을 도맡고 있고 또한 독전대의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 1개 대대는 5개중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1·3·5·7·9중대로 나가고 있다. 제9중대는 말하자면 본부 중대 겸 통신중대로서 HT1 무전기를 가지고 있다. 1개 대대의 장비는 81「밀리」박격포1문, 60「밀리」박격포 5문, 기관총4정이 주화기-기타 화기는 되는대로 주워 모아 무장하고 있다.
지방의 VC는 10여년 전부터 나타난 월맹군으로부터 조직적인 훈련을 받고 끊임없는 사상강좌를 통해 공산화를 강요당해왔다. 이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지방민들은 월맹군이 끌어가는 것이 마지막. 산으로 끌려가면 되돌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쉴새없는 훈련과 소위 그들이 말하는 사상투쟁- 따라서 부대 내에서는 정치장교가 부대장보다 우위에 앉아 항상 사상동향을 감시 받는다.
낮에는 농민을 가장하여 생활하며 밤에는 산에 있는 동굴 속에 집합하여 땅굴을 파고 훈련을 쌓는 것이 그들의 일과.
철저한 분리조직을 적용하여 3명으로 된 각개 조를 구성, 서로의 행동을 감시하기 때문에 이들은 대대장과 부대대장 그리고 정치책임 장교의 이름만을 알고 있을 정도다.
이들은 월맹군만이 정규복장을 하고 있을 뿐이며 전투에서 전사했을 때는 가능한 한 시체를 남기지 않도록 하고 있으나 그것도 못할 경우에는 시체에서 옷을 모두 벗겨가도록 교육받고 있다. 부족한 장비를 메우면서 VC의 정체를 알리지 않으려는 철저한 은폐방법이다. 따라서 9중대에 사살된 시체도 거의 나체가 되어 있었다.
전투원의 주요무기는 중공제 「방망이수류탄」뿐 소총은 부족하기 때문에 전투에서 소총을 잃어버리고 온 VC는 곧 사형 당하게 됨을 의미한다.
부단한 감시와 힘든 노동, 그리고 최후에는 자기네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광신으로 VC는 죽음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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