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기존 권위 비판 찬반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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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현상 중에는'딴지일보'가 맨처음 고안했거나 퍼뜨려 정착된 것이 많다. 인터넷 문화에 대한 찬반 양론이 있듯, 딴지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분명하게 갈린다. 거부하거나 찬양한다.

무엇보다 고의로 맞춤법을 어기고 비어(卑語)와 은어(隱語)를 마구 써대는 딴지식 화법은 인터넷 글쓰기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어떻게' 보단 '어캐'가,'싫어' 보단 '시러'가 살아남은 것이다.

딴지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엽기'다.'엽기적 살인사건'에나 어울리던 어휘가 요즘엔 '신선하고 멋진'이란 뜻으로도 쓰인다.'졸라'도 마찬가지다.'좆나게'란 비속어를 가볍게 표기한 '졸라'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강조의 의미를 갖거나 별 뜻 없는 추임새로도 쓰인다.

'엽기'나 '졸라'에서 보듯 딴지는 언어의 의미를 전복했다. 언어가 사회를 반영한다면 딴지는 언어 유희를 통해 사회 통념을 뒤집었고 기존 권위를 깨나갔다.

하지만 딴지식 화법은 무책임한 한글 파괴란 비판을 받는다. 또 딴지의 고유 색깔인 패러디 양식은 본래의 풍자의식 대신 말장난만 남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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