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DA시장 진출 의미와 전망]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11월 국내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10일 윈도CE를 운영체제로 하고 고속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PDA인 `i-TODO'(아이토도)를 내달 하순께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PDA 시장 도전은 사실상 `삼수생'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7년과 99년 `이지팜', `이지프로' 등 PDA를 내놨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웬만한 PDA 마니아들도 삼성전자가 PDA를 판매했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당시와는 다르다.

90년대말 PDA는 국내에서 소수 전문층에 국한된 정보기술(IT) 기기로 인식됐으나 최근 `포트스PC'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연간15만여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내년 20만대 규모로 예측되는 국내 PDA시장의 40%를 점유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PDA 시장은 제이텔의 `셀빅'과 컴팩의 `아이팩'이 시장을 양분하며 80%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팜계열의 PDA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존 PDA 업계의 반응은 `일단 환영' 이다.

세스컴의 장용대 이사는 "국내에서 아직 PDA가 업계에서 기대하는 만큼 일반 소비자에게 인식되지 못해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텔의 신주용 부장은 "PDA 시장이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진출은 상당히 반가운 일"이라며 "기존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의 진출로 성장가능성이 불확실했던 PDA시장에 확신을 갖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PDA는 운영체제로 새로운 제품인 `포켓PC 2002' 대신 윈도CE를 사용해 기존 포켓PC 계열 제품과 차별성이 없다는 약점과 100만원대의 고가로 판매되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PDA 출시로 고가 포켓PC로 시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컴팩과 CDMA모듈을 장착한 PDA폰을 생산하고 있는 싸이버뱅크 등 3개 업체가 국내 시장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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