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팀장 · 공인회계사 "회계장부 못믿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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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팀장이나 공인회계사 등 회계장부를 만들고 감사하는 사람 4명 중 3명 가량이 스스로도 장부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의 재무팀장이나 대표이사 중 75% 가량이 장부를 만들 때 기업에 대한 충성심과 회계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찬태 경북대 교수(경영학부)와 안홍복 서남대 교수(경영학부)는 10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일회계법인 창립 30주년 회계학술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회계 윤리의식 실태분석' 논문을 발표했다.

權교수팀은 지난 6월 말부터 한달간 기업 재무담당자 1백94명과 공인회계사(99명).회계학 교수(38명)등 3백31명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e-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했다.응답자들의 53.1%는 '회계정보가 대체로 의심스럽다'고 답했고, '매우 의심스럽다'는 응답도 19.6%였다.

이처럼 회계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 대해 회계담당자와 공인회계사의 절반 가량은 '기업의 불건전한 회계관행'을 원인으로 꼽았으며,대학교수의 절반 가량은 '회계감사인의 독립성과 윤리의식 약화'를 지적했다.

權교수는 "회계 윤리와 관련된 제도를 정비하고 잘못된 장부 때문에 주주들이 받는 손해에 대해 배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의 88% 가량이 한국에서는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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