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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과 더불어 21년|정년 퇴직하는 수위 김춘봉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시청 수위장 김춘봉(61·서대문구 평동13의55)씨가 8일 정년 퇴직했다.
해방 된 45년8월 서울시의 수위로 들어와 21년-.
경성부가 서울시가 되고 서울시가 서울특별시가 되는 동안 줄곧 5천1백32평의 대지에 4천2백3평의 서울시청을 지켜온 그는 그 동안 하루의 결근도 없이 상오5시 반부터 하오11시까지 직장을 지켜왔으니 7천6백65일, 14만 시간을 시청과 더불어 살아온 셈이다.
충북 영동군 용화면 능화리에서 난 김씨는 일정때 만주에서 약10년 동안 수위직을 지내 수위경력은 통산 31년. 1·4후퇴 때는 서울시청 직원 중에서 가장 끝까지 서울시청을 지켜 뒷처리를 다하고 난 다음에야 피난길에 올랐고 수복 때는 제일먼저 환도하여 흐트러진 시청살림을 정리하기도하여 62년엔 최고회의의장의 면려 포상을, 64년엔 서울시장의 포상도 받았다.
김씨는 15명의 수위와 청부24명, 잡무역70명의 대가족을 거느린 서울수위실의장으로 본청 직원이면 얼굴만 보아도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떻고 언제 들어온 사람이고까지 샅샅이 아는 터주로 통해왔다.
서울시는 8일 상오 회의실에서 보청직원 전원과 각 구청장이 모인 가운데 수위장의 정년퇴임식을 베풀었다.
김씨는 식이 끝난 후 『20여년 정든 시청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뜨더라도 앞으로도 시청 지붕 밑에 나와 일을 돌볼 작정입니다』라고 감회 어린 듯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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