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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장헌병들이 칼부림|한인종업원 8명부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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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산=본사 양태조·문산주재 임병돈 기자】 5일 상오 8시30분쯤 미군 측의 부당 해고에 반발, 농성 항의하려던 미군부대 종업원들이 완전 무장한 미군 헌병들의 총검에 찔리고 개머리판에 맞아 2명이 중상, 6명이 경상을 입은 불상사가 경기도 파주군 임진면 문산리 미 합동건설회사(AAE) 에서 일어났다.
이날 전국 외기노조 파주지부산하 1천1백여 명의 노무자들은 지난 4일 아침 AAE회사 대표 「마슈」씨가 전국 외기노조 파주지부장 강주원(40) 씨 등 3명에게 도둑누명을 씌워 부당 해고한데 반발, AAE회사 영내에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농성을 시작, 노무자들이 집결하자 방독면까지 쓰고 완전 무장한 미제2보병사단소속 헌병 32명이 출동, 해산하라면서 최루탄 4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노무자들이 해산을 거부하자 미군 헌병들은 앞장섰던 김두윤(39) 임용관(35) 김경화(31) 김진희(35) 최만봉(35) 박병모(45) 이순근(36) 도민현(31) 씨 등 8명을 대검으로 찌르거나 개머리판으로 때려 그중 중상자 김진희씨는 머리와 등에 세 군데나 찔려 문산 성심병원에 입원 가료 중이나 중태이다. 사고 당시 한국 경찰이 출동하기는 했으나 미군 영내에는 들어가지 못해 손을 쓰지 못했다.
한편 부상자들은 『질서정연하게 농성하려는데 가로막아 섰던 미군들이 갑자기 총칼로 찔렀다』고 말하고 있다. 노무자들은 상오10시 현재 부대 영내에 집결 ①지부장 등 3명의 종업원의 즉각적인 복직 ②한국인 종업원에 대해 비인도적인 처사를 하는 「협서트」씨를 당회사 측에서 추방시킬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사태가 이같이 악화되자 AAE회사 사장 「메이어드」씨는 외기노조 파주지부 운영위원 13명과 11시 현재 회합을 갖고 이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데 파주지부는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미 제2보병사단·영선 부대서 종사하는 모든 종업원들이 7일 상오부터 동정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그런데 외기노조는 현재 임금인상 등 5개 항목을 들어 미8군을 상대로 쟁의를 제기 중에 있는데 쟁의 제기 중 『사용자는 부당 해고를 할 수 없다』 (노동조합법 제39조)고 우리나라 노동조합법에 명시되어있다.

<미8군서 경위 해명>
한편 이 사건에 관하여 미 8군 공보과는 5일 상오11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사전 전말서를 발표했다.
『3백 50명의 AAE회사 고용원들이 문산에 있는 제2사단 영선 부대의 영내에서 불법적인 「데모」를 했다.
사단공병참모 「샌더즈」중령이 협상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샌더즈」중령은 「데모」자들에게 작업을 시작하든지 영외로 물러나든지 택일하라했으나 다시 거절당하자 헌병 1개소대가 착검한 총을 갖고 「데모」대를 둘러쌌다. 최루탄 3개가 터지고 총 옆구리로 「데모」대를 밀어내었다.
현장에 있었던 한 미군대변인은 한사람의 목 오른쪽에 가벼운 상처가 긁혔다고 했다』. 한편 미8군 해명서는 지난3일 3명의 고용자가 해고된 바 없으며 방금 그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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