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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전통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의 문학인은 무엇을 할 것인가? 젊은 영문학도인 백낙청씨는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라는 주제로 커다란 논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것에 언급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문학의 부진은 『언론 예술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우리 문인들이 올린 처량한 실적』에 기인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백씨는 『무엇보다 먼저 언론의 자유를 위한 싸움이 자기싸움임을 알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헌법에 엄연히 보장된 자유를 왜 구태여 작가가 발벗고 나서서 지켜야 하는가? 백씨의 주장을 들어보자. 첫째 한국엔 작가적 자유의 전통이 없는 까닭에 작가 자신이 몸소 안 나서면 대신 지켜줄 사람이 없다. 둘째 한국의 독자들은 너무나 삶에 쫓기고 있어 문학이 아무리 좋다해도 문학인이 직접 그들 자유의 증대에 공헌해주지 않는 한 문학을 용납할 마음이 안 나는 것이다.
『자유란 얼마큼 있으면 지키기가 한결 수월코 반대로 조금만 위축되기 시작하면 지킬 염조차 내기 어려운 법』―.
오늘의 작가는 구체적 자유에 대한 구체적 투쟁을 벌이는 수밖에 없다고 백씨는 거듭 열을 올린다.
(창작과 비평·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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