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보복전쟁-전문가 경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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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들은 8일 새벽(한국시간) 시작된 미국의 테러보복 전쟁이 국지전으로 단기에 마무리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최소화되겠지만 장기화할 경우 유가불안 등을 부추겨 경제가 심각한 침체의늪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러전쟁이 장기화하고 관련 국가나 단체가 늘어나면 세계 각국의 소비.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우리 경제의 활로인 수출의 부진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이번 보복공격이 단기적 국지전으로 끝날 경우 소비심리 위축으로 미국 경제회복이 1분기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및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사건 발발로 충격을 받은 후 몇 달 정도 지나면 오히려 긍정적 요인이 발생해 부정적 효과를 상쇄시켰다.

미국의 경우도 정부가 재정흑자분을 경기부양 용도로 사용하는 등 좀 더 자유로운 통화정책을 펼 수 있게 되면서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경제도 수출이 줄어들며 실물경제에 충격이 가해지겠지만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증시가 출렁이는 등 금융 부분에서도 영향이 있겠지만 주로 심리적요인이기 때문에 곧 충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격이 단기적으로 끝난다면 크게 비관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지만 장기전으로 진행된다면 중동지역이라는 특성상 유가 움직임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오승구 수석연구원 = 국내 경제는 세계 경제의 불황과 유가상승, 달러화 약세 등의 3중고를 겪으며 불황 심화가 예상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고 내년중 경기회복도 어려워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수지는 매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생산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주식시장의 침체 등 금융시장의 불안과 물가상승으로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물가는 유가상승 등으로 상승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데 유가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내년 물가는 4%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또한 적자반전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교역량이 축소됨에 따라 현재의 수출침체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정보기술(IT)중심의 수출부진이전 품목으로 확산되고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 일반기계 품목의 수출도 크게 위축될 것이다. 반면 유가상승으로 인한 수입 증가로 내년 무역수지는 적자로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

◇심상달 KDI 선임연구위원 = 전쟁이 단기에 끝날 경우 국내 경제는 일시적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다만 전쟁이 단기간에 끝난다 하더라도 미국의 소비가 침체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국내 경기회복의 지연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미국에 대한 국제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될지도 관심거리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외적인 문제라고 해서 내수부양만 하지 말고 구조조정을 제대로 해 국제자금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쟁이 장기화 또는 확전될 경우 유가 급등 등으로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의 소비가 정상화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여파로 우리나라는 경기 침체 속에서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래이션이 올 수도 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 = 테러보복의 대상이 중동 여러 국가로 확산되고 장기화할 경우 원유수급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원유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예비 비축량도 적은 편이어서 생산활동 자체가 정지되는 위기를 맞는 등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와함께 미국경기와 직결돼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국내 경제에 깊은 암운이 드리워질 것이다.

하지만 공격이 단기에 소규모로 이뤄질 경우 투자나 소비위축도 일시적이고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경제도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전쟁발발은 금융시장의 혼란과 함께 원유가 급등 등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어떤 형태로든 우리 경제에 비용을 치르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실물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하며 이로 인해 가뜩이나 부진한 투자가 더욱 줄어들어 경제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쟁발발로 인해 미국경제의 성장률은 1%대로 떨어질 것이며 한국경제 역시 2%대로 주저앉을 것이다.

또 투자부진으로 인한 장기영향도 심각한 문제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4.8%대에서 투자부진과 교역부진, 생산성 증가부진이 겹치면서 성장잠재력이 침식돼 잠재성장률은 4%대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한국경제는 경기부진속 저성장체제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홍래 이사 = 테러보복전쟁이 단기에 국지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미국경기 회복과 세계경제 여건의 안정에 따라 4%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국내경기 회복 기조가 가속화될 수있을 전망이다.

미국경기의 급속 호전 등으로 정보통신, 반도체,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전후특수효과' 발생도 예상된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국제 원유가 급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하며 세계자금 흐름 구조 변화, 달러가치 약세화와 같은 환경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기 장기침체, 세계경제 여건 불안 등으로 국내경기는 물가 상승 속에서 성장둔화를 겪게 될 것이다.

유가 급등 및 세계 각국의 수요 위축 등으로 국내 전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출 급감이 초래될 우려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증권.은행.재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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