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생활범죄 급속 확산

중앙일보

입력

사이버 범죄가 생활 속에 깊숙히 파고 들고 있다.

사용자 도용,음란물 복제판매 수준을 넘어 통신판매 사기,명예훼손,성폭력 등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달 3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한 특별단속 결과와 1998년 이후 발생한 사이버 범죄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지난달 특별단속 결과 적발된 사이버 범죄 53건(검거 60명) 중 음란사이트 운영과 복제 음란물 판매는 8건(11명) 에 지나지 않았으나,통신판매 ·게임사기는 45건(49명) 이나 됐다.

또 불구속 입건된 피의자 대부분이 10대로 밝혀져 컴퓨터를 많이 이용하는 10대들이 쉽게 범죄에 빠져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생추이=사이버 범죄는 98년 7건,99년 1백67건이 발생했으나 지난해는 1백79건,올 1∼7월에는 1천4백3건으로 급증했다.

이 중 98 ·99년 거의 없었던 통신판매 사기와 온라인 게임사기가 지난해 32건과 83건,올해 2백41건과 4백10건씩 각각 발생했다.온라인게임 사기는 게임에 사용되는 사이버머니,칼·방패 등을 허위거래하는 수법이다.

사이버상에서의 명예훼손과 성폭력도 지난해는 26건이었지만 올해는 68건으로 급증했다.

◇범죄유형=중학생인 정모(15) 군은 지난 2∼4월 동네 PC방에서 인터넷 벼룩시장 사이트에 게임프로그램인 ‘플레이스테이션 57만원 판매’ 등의 글을 올려 2명으로부터 3회에 걸쳐 1백75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챘다.게임 프로그램을 판매할 의사없이 처음부터 통신판매 사기를 한 것이다.

대학생인 김모(19) 군은 지난 4월 애인의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을 외운 뒤 유료사이트에서 사이버머니를 구입하고 유료영화를 감상하는 등 4백만원어치를 사용하다 붙잡혔다.김군은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신원 확인없이 신용카드로만 사용료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문제점=검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올 1∼7월 발생한 사이버범죄 1천4백여건 중 검거된 인원은 겨우 84명이다.이는 지난해 1백79건 발생에 93명을 검거한 것보다 오히려 적은 인원이다.

범죄행위가 사이버상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목격자가 없고 IP추적 ·현장검거 등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반 관계자는 “인터넷 인구의 증가와 사이버공간의 급팽창으로 관련범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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