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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경제「팀」의 4번 타자|신임 김 재무장관에의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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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제계에 있어 금융이 약이라면 세금은 병이라 할까…. 금융·재정의 본령인 재무부는 그런 뜻에서 병도 주고 약도 줄 수 있는 효능을 지닌 곳-. 때문에 「재상」의 교체에는 경제계의 관심이 더 한층 날카로와 진다. 뿐만 아니라 소위 「장기영 경제 팀」이 형성된 이래 기획 대 재무간에 오가는 불화들은 빈번히 「재상의 괘관」으로 엮어 졌기 때문에 『또 이번에는 누구?』하는 관심이 더욱 깊었다.
헌정 사상 기록적인 장기화를 누비고 있는 정 내각 대열에서 유독 「재무」만은 네번째 (박동규·이정환·홍승헌·서봉균 직무 대리)를 바꿔야만 했던 사실과 대조하여 그에 따른 곡절은 오히려 단조롭다. 「어떤 시책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가 아니고 「시책 운영상의 마찰」이란 동일 종류의 이유 때문에 1·2·3번 타자가 모두 후퇴했고 「핀치·히터」로 등단 (?) 했던 서 장관 직무대리로 집요한 공세 (「대리」라는 절미 운동을 겸하여)를 펴 보았으나 안식 69일만에 「대리 감투」마저 물려놓게 되었다.
그동안 서 장관 대리의 장관 기용설이 꽤 자주, 그리고 강력하게 떠돌았으나, 장 부총리가 월남 방문에서 귀국 (16일)한 다음 사세는 돌변, 김정렴씨, 김학렬 기획원차관, 김종대 전 농림차관 3씨가 하마평에 집약되었었다. 청와대 조언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학렬 차관과 서 장관 대리, 공화당 및 부총리가 내민 것으로 알려진 김정렴씨, 그리고 국회를 중심으로 지원을 받았던 김종대씨, 삼 김씨의 삼파전으로 결선을 벌였으나 『선거 대비… 라는 시기를 고려하여 선거 전략의 본산인 공화당의 의견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었고 1·2차 5개년 계획의 매듭과 시발 등 장 경제 「팀」에 맡겨진 현 경제 시책의 돌격진에 어떤 불협 관계가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여』 오래 전부터 장 부총리와 사적 친분이 두터운 김정렴씨로 낙찰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정렴 장관의 두드러진 취임 특색은 다음 두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장 경제 「팀」의 진격을 장해 (?)하던 기획 대 재무의 충돌 요인이 거의 없어졌다는 점과 ②따라서 더욱 선명한 장 부총리 중심 체제에서 명년 선거를 뜻하는 결과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 밖에 김 장관의 개인의 관계 역정이 또한 많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즉 국민들의 결코 좋은 기억이 될 수 없는 증권 파동의 실무책임자 (당시 재무차관)였다는 점과, 두 차례의 통화 개혁 사전 모의에도 깊이 참여했다는 점-.
이러한 거대한 개혁 시책과 대파동이 현실 경제에 「안 보이는 원인」들로 잠복되어 있다. 그 원인의 결과에 대한 좋고 나쁜 평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그렇듯 상당한 「인」·「과」의 경제 현실 위에 「재상」으로서의 무거운 과업을 어떻게 천선 시켜 나갈 것인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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