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본즈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

중앙일보

입력

행운의 여신은 마지막까지 인내한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배리 본즈(3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5일(한국시간) 1998년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세운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70개)과 타이기록을 세우며 대기록 작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본즈는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 엔론필드에서 열린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 - 2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완투수 윌프레도 로드리게스의 1백49㎞짜리 빠른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외야 상단에 꽂히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을 직감한 순간 본즈는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평소 느리게 내야를 도는 홈런 세리머니와 거만한 태도로 눈총을 받았던 본즈도 이날만큼은 4만3천여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역사의 순간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본즈는 지난달 30일 69호 홈런을 때린 이후 19타석에서 볼넷만 10개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 투수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70호를 작성한 이날 역시 두차례나 고의사구로 출루, 기록 달성이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9회 등판한 애스트로스의 다섯번째 투수 로드리게스는 신인이었다. 선배들과 달리 정면승부를 걸어온 것이 본즈에게는 행운이었다. 본즈는 "공이 담장을 넘는 순간 전기가 통한 듯 짜릿했다. 그동안 모든 사람들이 내게 침착하라고 조언했다. 이제 기다림은 끝났다" 며 흥분했다.

본즈는 60~70년대 세차례나 올스타에 뽑혔던 보비 본즈의 아들로 8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1순위로 뽑혀 빅리그에 데뷔했고, 90·92년 팀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끌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93년 자이언츠로 옮긴 본즈는 그해 홈런.타점왕을 거머쥐며 네시즌 동안 세차례나 MVP에 선정되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

'호타 준족' 의 대명사로 통하는 본즈는 98년 메이저리그 사상 첫 4백홈런-4백도루를 달성했고, 외야수 부문에서 통산 여덟차례나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날 통산 5백64호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7위에 오른 본즈는 6일부터 홈에서 벌어지는 LA 다저스와의 마지막 3연전에서 신기록을 노리고 있다.

특히 6일 1차전(오전 11시15분)의 다저스 선발이 박찬호여서 이 둘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호를 상대로 한 본즈의 통산 타율은 0.270(37타수 10안타)이나 10안타 중 5개가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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