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KBO 방문 입장 전달...사장단 강경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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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보이콧 결정을 내린 선수협의회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방문해 자신들의 의사를 직접 전달했으나 8개구단 사장단은 강경 입장을 고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4일 홀리데이인서울호텔에서 대의원총회를 열고 압도적인 표차로 포스트시즌 보이콧 방안을 가결시킨 선수협은 이날 오후 이호성 회장을 비롯한 선수대표 40여명이KBO를 방문, 이상국 총장과 면담을 갖고 외국인선수 수를 줄여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선수협은 이사회가 외국인선수 고용제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 이상국 사무총장은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보이콧은 지난 1월 김한길문화관광부 장관의 중재속에 양측이 서명했던 합의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합의문에는 `프로야구 관중 600만명이 될 때까지 사단법인 설립을 유보하고 선수협 집행부는 백의종군하며 단체활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됐다.

그러나 선수협은 "KBO측이 용병 수를 줄이기로 구두합의해 놓고 먼저 약속을 깨트렸다"고 주장했다.

선수협의 포스트시즌 보이콧과 관련해 8개구단 사장들은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사장단 간사를 맡고 있는 이남헌 한화 이글스 사장은 "그동안 이사회를 통해 자유계약선수(FA) 취득 연한을 10년에서 9년으로 줄였고 최저연봉도 상당부분 인상시키는 등 선수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남헌 사장은 "그럼에도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볼모로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은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내년 시즌의 외국인선수제는 이미 결정돼 각 구단이용병 수급작업을 추진중이기 때문에 번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남헌 사장은 "선수협의 요구 조건이 내년부터 당장 용병 수를 줄이라는 것인지, 2003년이후 점진적인 축소인 지를 정확히 파악한 뒤 대응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여 대화를 통해 최소한 파국만은 막을 뜻을 비쳤다.

한편 KBO는 5일 오전 11시 야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선수협의 포스트시즌 보이콧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이상원.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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