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현대여자팀, 체전 끝으로 해체

중앙일보

입력

한국여자배구의 '명가' 현대가 창단 24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현대건설은 여자배구단을 오는 10-16일 열린 충남 전국체전까지 운영키로 하고 지난달 28일 대한배구협회에 인수대상 기업을 물색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4일 밝혀졌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측은 "더이상 팀 운영이 어렵다"며 26일 경남 거제에서 개막되는 한국실업연맹전부터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해체 방침을 공식 확인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현대그룹에서 독립, 사실상 공기업체로 탈바꿈한 뒤 옛 계열사인 현대증권 등을 상대로 배구단 인수를 타진했으나 최근까지 아무런 진전을 보지못하자 팀 운영 포기를 결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실 올해 채권단에 낸 자구계획서에 여자배구와 농구팀 매각이 포함돼 있다"며 "채권단 압력이 거세진 데다 자구계획도 지켜야 돼 배구단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77년 옛 현대그룹의 스포츠팀들 가운데 가장 먼저 창단한 현대여자배구팀이 그룹의 운명과 함께 사라짐에 따라 프로화 난항으로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국내배구계는 중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남자실업팀 창단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아직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며 난감해했다.

협회는 현대건설의 해체를 일단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가운데 삼성화재와 한전기공, SK생명 등을 상대로 인수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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